업계 1등인데... “항공권 취소 전화도 안돼” 하나투어 고객 분통
문의에 대한 응답, 길게는 일주일 넘기도
환불 수수료 문제 있어 소비자 더 민감하게 반응
코로나19 때 정리해고가 부메랑으로
“업계 1위라 소비자들 실망 더 큰 듯”
“앞으로 항공권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사려고요. 일정을 잘못 넣었는데 일주일이 지나도 답이 없어서 얼마나 애를 먹었는데요.”
“인내심 매우 필요한 하나투어 항공권 취소 후기(비행기 표 사실 분들은 주의하세요!)”
여행업계 1위 하나투어의 항공권 관련 고객 서비스가 도마에 올랐다. 엔데믹으로 해외여행에 나서는 사람들이 급격하게 늘어난 반면 항공권 취소나 일정 변경을 응대할 수 있는 인력은 오히려 줄어든 데 따른 결과다. 중소형 여행사가 아니라 여행업계 1위라서 믿고 구매했는데 실망했다는 소비자 불만이 줄잇고 있다.
27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의 항공권 응대와 관련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하나투어에서 항공권을 사고 나서 일정을 바꾸거나 환불을 할 때 소비자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할 만한 창구가 지나치게 한정적이어서 생기는 일이다.
항공권의 일정을 바꾸거나 환불을 원하는 소비자는 하나투어의 홈페이지 게시판에 글을 남기는 방식으로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고객센터에 전화해서 설명하고 하나투어 애플리케이션의 1:1 문의란에 사정을 이야기 해도 홈페이지 게시판에 글을 남기라는 답만 돌아온다.
하나투어 공식 인스타그램 다이렉트메세지(DM)을 통한 문의도 어렵다. 문의를 남기면 “해외항공권 문의 폭주로 인해 원활한 응대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름과 예약번호, 연락처를 남겨주면 담당자가 연락을 주겠다”는 자동 응답만 보내주고 있다.
문제는 게시글에 대한 응답도 느리다는 점이다.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서만 관련 접수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해결이 빠르게 되면 소비자 불만이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요즘엔 글을 남겨도 몇일째 감감무소식인 경우가 많다는 게 소비자들의 이야기다.
하나투어에서 항공권을 구매한 한 소비자는 “항공권을 해지해야 위약금을 덜 물 수 있는데 그 기간이 지날 것 같아 조마조마했다”면서 “앞으로는 좀 더 돈을 주더라도 항공사 공식 홈페이지에서 구매할 생각”이라고 했다.
소비자들이 항공권 취소나 변경을 진행하면서 불만이 커지는 것은 환불 수수료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일단 여행사에서 항공권을 사고 하루가 지나면 환불 수수료를 내야 한다. 환불시점에 따라 환불 수수료는 달라진다. 환불 문의에 대답이 없을 수록 소비자가 답답함을 크게 느끼는 이유다.
하나투어의 항공권 취소·환불 서비스 운영이 순탄치 않은 것은 인력 문제 때문이다. 하나투어는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6월 기준으로 정직원 2300명 중 500명을 해고했다. 최근 코로나19 종식으로 하늘길이 다시 열리면서 다시 직원을 고용하고 있지만 아직 코로나19 이전 대비 인원은 절반 수준이다.
채용을 계속하고 있지만 숙련자가 아닌 1년차 미만 비숙련자가 많다는 점도 문제다. 하나투어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비숙련자가 많다보니 업무상 의사소통 오류도 잦고 실수도 많아 경력이 많이 쌓인 직원이 두 번 세 번에 걸쳐 다시 일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해외 여행시장 회복이 빠른 편인데 그 중에서도 항공권 판매의 회복 속도가 더 빠르다”면서 “그런데 인원은 과거 대비 절반 가까이 줄어있어 빠른 고객 응대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여행사가 전반적으로 인력난을 겪고 있어서 항공권 응대와 관련해선 모두 비슷한 상황”이라면서도 “하나투어가 업계 1위기 때문에 기대수준이 더 높아 실망도 더 큰 것 같다”고 했다.
최근 하나투어는 ‘25년 연속 1위 업체’라는 타이틀을 강조하는 홍보전략을 펴고 있다. ‘해외여행 1등’이란 광고를 앞세운 인터파크를 정조준했다는 것이 여행업계의 해석이다.
해외여행이 늘면서 하나투어를 포함한 여행사 관련 불만 접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외여행과 항공여객운송서비스와 관련해 소비자 불만이 접수된 경우는 총 7261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외여행에 관한 불만이 2815건, 항공여객운송서비스에 관한 불만이 4446건이었다. 이는 작년 하반기 같은 항목에 대한 소비자 불만 접수(6284건) 대비 15% 늘어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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