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인터뷰] "김혜수와 호흡? 아직도 뭉클"…'밀수' 염정아가 빚어낸 '대체불가' 워맨스 (종합)

[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배우 염정아가 영화 '밀수'를 통해 도전의 소중함과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해녀들의 리더 엄진숙을 연기한 그는 겉으로는 차가워 보이지만, 정도 많고 따뜻한 내면을 지닌 캐릭터를 세밀하게 그려내며 올여름 관객들에 뜨거운 울림을 선사할 전망이다.

26일 개봉한 '밀수'는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벌어지면서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범죄 영화다. '베테랑', '모가디슈'의 류승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최근 스포츠조선과 만난 염정아는 "원래 물 공포증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그 두려움을 깰 만큼 이 영화를 너무 하고 싶었다"며 "우선 대본이 재밌기도 했고 무엇보다 혜수 언니랑 함께 호흡을 맞출 수 있다는 것만으로 욕심이 났다"고 작품에 합류하게 된 계기를 전했다.

염정아는 수중 6m까지 내려가는 고난도의 수중 액션을 소화하기 위해 촬영 전부터 꾸준히 연습에 임했다. 이에 대해 "물 안에서 호흡기를 하고 있다가 촬영할 때는 다시 뺐는데, 이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수경을 빼고 3개월 동안 연습을 해서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처음에는 감독님이 수중 액션신 많이 없다고 하셨는데 아니었다(웃음). 작품 속 액션신은 거의 다 저희가 직접 촬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작품 안에서 다채로운 캐릭터가 등장한 만큼, 염정아 역시 완성도 높은 캐릭터를 완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다행히 감독님이 캐릭터의 포인트를 잘 잡아주셨다. 제가 고민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마다 감독님한테 의지를 많이 했다. 헤어도 진숙이를 잘 보여줄 수 있는 여러 가지 스타일을 시도해 봤다. 처음에 단발로 했을 땐 캐릭터가 사는 맛이 없어서, 숏컷으로 잘랐더니 감독님도 좋아하셨다. 전에 드라마 'SKY 캐슬'에서도 숏컷을 해본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머리 자르는 것에 대한 큰 두려움이 없었다. 옷도 일부러 보이쉬하게 보이도록 점프슈트를 착용했다"고 설명했다.

김혜수와 수중 신을 촬영하면서 뭉클한 감정을 느꼈다는 염정아는 "오히려 혜수 언니와 지금 만나서 더 좋은 것 같다"며 "보통 수면 위로 올라가는 컷을 찍어야 하면 소리가 안 들리기 때문에 물 위에서 스탠바이를 해야 한다. 그때 혜수 언니와 서로 의지하면서 많은 감정이 오고 갔다. 언니가 현장에서 맏언니인데 가장 애교가 많았고 눈물도 많았다"고 떠올렸다. 이어 "혜수 언니는 눈만 마주치면 칭찬을 해줬다. 지금도 아마 통화하면 또 이야기할 것 같다(웃음). 촬영하면서 언니의 힘이 정말 컸고, 모든 배우들이 언니의 사랑을 받으면서 연기도 하고 밥을 먹었던 것 같다"며 고마운 마음을 표하기도 했다.

박정민과는 영화 '시동'(2019)에 이어 '밀수'로 두 번째 호흡을 맞추게 됐다. 염정아는 "박정민이 연기를 너무 잘한다. 얘가 장도리에 맞게 포동포동 살이 쪄서 왔더라. '시동' 때는 정말 말랐어서 마치 고등학생 아들 같았는데, 이번에는 그런 느낌이 아니었다. 캐릭터 분석도 잘하고 똑똑하다"고 감탄했다. 극 중 밀수판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군천의 정보통 고옥분을 연기한 고민시에 대해서는 "연기도 잘하고 촬영 현장에서도 사랑스러운 막내였다. 예쁜데 연기도 잘하고 착하기까지 해서 다들 귀여워했다"고 흐뭇함을 감추지 못했다.

작품 안에서 해녀들의 리더였던 염정아는 '든든한 울타리' 같은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특히 해녀들과의 케미에 높은 만족도를 표한 그는 "강원도와 전라도를 다니면서 영화 촬영을 했는데, 배우들끼리 같이 있는 것 자체가 재밌었다. 뭐가 그렇게 좋은지 맨날 깔깔 웃었다. 또 중요한 건 저희는 한 사람이 물에 들어가 있던, 세 사람이 들어가 있던 상관없이 본인이 촬영 안 한다고 해서 다른 곳을 쳐다보는 사람이 없었다. 힘들게 연습하고 해내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봤기에 같이 웃고 울고 다독여줬던 현장 분위기였다"고 애정 어린 마음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밀수'는 여성 투톱 영화가 아닌 캐릭터 무비라고 강조한 염정아는 "작품 안에 개성 있는 캐릭터들이 너무 많다. 제가 맡은 캐릭터가 분량이 많았을 뿐이지 배우들과 함께 어우러지면서 잘 꾸며졌다"고 관객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