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스페이시, 성폭력 혐의 9개 모두 무죄
미국 배우 케빈 스페이시(64)가 성폭력 혐의와 관련해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런던 서더크 형사법원에서 배심원단은 12시간 넘는 심의 끝에 케빈 스페이시의 9개 성범죄 혐의에 관해 모두 무죄 평결을 내렸다.
스페이시는 무죄 판결이 나오자 울면서 배심원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변호사와 매니저를 끌어안았다. 이날은 그의 생일이었다.
스페이시는 런던 올드 빅 극장에서 예술감독으로 일하던 2001∼2013년 20∼30대 남성 4명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았다.
스페이시는 법원 밖에서 기자들에게 “앞으로 처리할 일이 많다”며 “오늘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며 배심원들이 시간을 들여 증거를 신중하게 검토한 것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스페이시는 4주간 진행된 재판에서 권력에 의한 성범죄가 아니며 고소인들이 돈을 노리거나 거짓말을 한다고 주장했다. 재판 과정에서 가수 엘튼 존이 화상으로 스페이시의 무죄를 주장하는 진술을 하기도 했다.
스페이시는 영화 <아메리칸 뷰티>와 <유주얼 서스펙트>로 오스카상 주·조연상을 받은 배우지만 성폭행 의혹이 터지면서 몰락했다. 2017년 배우 앤서니 랩이 14살이던 1986년 스페이시에게 성추행당했다고 폭로한 이래 비슷한 주장이 이어졌다. 이후 그는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에서 퇴출당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의 영화에서도 출연 분량이 삭제됐다.
앞서 지난해 미국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은 랩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스페이시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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