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인재(人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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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되는 집중호우로 전국이 물바다가 됐다.
저지대는 물에 잠겨버렸으며, 산과 인접한 집들은 산사태에 망연자실했다.
이로 인해 미호강 제방이 무너져 물이 차오르는 8분 동안 아무런 경보가 울리지 않아 많은 인명피해의 참사가 났다.
지난 16일 방문한 금강 변 인근 공주시 옥룡동 금강빌라는 입구부터 가득 찬 흙탕물로 상황의 심각성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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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되는 집중호우로 전국이 물바다가 됐다. 저지대는 물에 잠겨버렸으며, 산과 인접한 집들은 산사태에 망연자실했다. 자연은 사람의 힘으로 이길 수 없다. 그러나 이번 재난은 사람이 이겨낼 수 있었던 사람의 실수, 인재(人災)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가장 피해가 컸던 충북 청주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는 대표적인 인재로 꼽힌다. 충북도가 3년 전 '침수 위험이 크지 않다'는 취지로 통보했던 것.
충북도가 행안부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궁평2지하차도는 2019년에 신축돼 침수 위험이 크지 않다고 판단, '침수 위험 보통'에 해당하는 '3등급'으로 분류했다. 3등급으로 분류되면 예비특보, 호우주의보가 아닌 '호우경보'가 발생할 때만 통제된다.
이로 인해 미호강 제방이 무너져 물이 차오르는 8분 동안 아무런 경보가 울리지 않아 많은 인명피해의 참사가 났다.
또 당시 흥덕경찰서 112 상황실은 긴급통제 요청을 접수, 순찰차에 출동하라는 지령을 내렸으나 순찰차는 현장에 가지 않았으며 신고 접수 10여 분 만에 '도착 종결'로 처리하며 인재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공주시도 마찬가지다. 지난 16일 방문한 금강 변 인근 공주시 옥룡동 금강빌라는 입구부터 가득 찬 흙탕물로 상황의 심각성을 보여줬다. 지반이 무너질 것을 대비해 주민들은 보금자리를 떠나 임시거처에 머물고 있었다. 이곳은 수문을 끼고 있어 옥룡동의 물이 모이는 지역으로 하수관이 폭우를 감당하지 못하고 터지며 수해를 입게 됐다.
문제는 공주의 수해도 인재라는 것. 인근 주민에 따르면 집중호우가 시작된 직후 시청에 펌프장을 가동해달라 요청했으나 안전 수위로 가동되지 않았다. 또 수문을 닫아 물이 빠지지 않아 빠른 속도로 물이 찼으며, 인력도 부족해 대처가 늦어지며 수많은 수재민이 발생했다. 복구 작업이 진행되는 중에도 내리는 폭우로 강은 누군가의 삶의 터전이었던 마을을 집어삼킬 듯이 넘실댔다.
사전에 대처했다면 막았을 수 있었던 사고들. 누군가의 귀찮음, 혹은 누군가의 보여주기식 일 처리로 발생한 인재(人災)는 누구의 책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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