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운 사기’ 천우희 “공감 불능 이로움? 난 극F라 공감 많이 하는 편”[M+인터뷰]

이남경 MK스포츠 기자(mkculture3@mkcult 2023. 7. 27.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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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우희 인터뷰 사진=H&엔터테인먼트

‘이로운 사기’ 천우희가 팔색조의 옷을 완벽하게 입었다.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는 tvN 월화드라마 ‘이로운 사기’에 출연한 천우희의 종영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로운 사기’는 공감불능 사기꾼과 과공감 변호사, 너무나 다른 두 사람의 절대악을 향한 복수극이자 짜릿한 공조 사기극이다.

천우희의 다채로운 모습을 볼 수 있는 영상 화보집이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이로운 사기’ 속 천우희는 팔색조의 매력을 띄웠다. 어떤 콘셉트든 가뿐히 소화를 했고, 김동욱, 윤박, 이연 등은 물론 특별출연한 문가영과의 케미까지 크게 터트리며 시청자들로부터 많은 호평을 들었다.

앞서 천우희는 드라마 ‘아르곤’ ‘멜로가 체질’, 영화 ‘한공주’ ‘우상’ ‘비와 당신의 이야기’ ‘스마트폰을 떨었뜨렸을뿐인데’ 등을 통해서 넓은 스펙트럼을 오가는 탄탄한 연기력을 입증해왔다. 매번 팔색조 매력으로 변신, 매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만들어낸 천우희는 이번 ‘이로운 사기’를 통해서는 그 포텐을 더욱 폭발적으로 드러내며, 진가를 발휘하는데 성공했다.

‘이로운 사기’ 천우희 사진=H&엔터테인먼트

▶ 이하 천우희와의 일문일답.

Q. ‘이로운 사기’를 마친 종영 소감 부탁한다.

A. 지금까지 시청해주셔서 감사하다. (웃음) 사실 촬영이 10개월 동안 진행되고 방영 순간부터는 정말 빠르게 지나가더라. 믿기지 않고 아직 떠나보내기에는 아쉬울 것 같다. ‘이로운 사기도 이렇게 막을 내리는구나’ 싶기도 하고, 그동안 같이 한 스태프, 배우들, 감독님 다같이 좋은 작품을 만든 것 같아서 뿌듯하기도 하다.

Q. 이로움의 복수를 성공하면서, 이로움은 새 인생을 살게 됐다. 결말은 마음에 들까.

A. 나름 마음에 든다. 메시지와 맞는 결말인 것 같아서 좋은 것 같다. 권선징악이 뻔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세상에 필요한 것은 그건 것 같다. 본질적인 이야기는 변하지 않고 그 이야기를 어떻게 변화해서 전달되냐이지 메시지는 다 같다고 생각한다.

Q. ‘이로운 사기’가 공개된 뒤 팬들 사이에서는 “천우희 화보집이다”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반응들을 봤을까.

A. 전에 했던 작품들이나 연기적 결을 보면 내면 연기나 깊이감 있거나 정서적으로 보여지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면 이번에는 외적으로도 다양한 변화를 줘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준비는 많이 했었다. 반응들이 일단 체감이 될 만큼 있어서 스스로도 만족스럽고 뿌듯했다. 일단은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나에게도 이런 모습들이 있다’라는 것을 어필할 수 있어서 나름 즐거웠다.

Q. 이로움을 연기할 때 주로 어떤 점에 포인트를 두고 연기했나.

A.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는 8부까지였다. 앞 상황에서는 외적으로 변화하는 게 많다 보니까 같이 준비하는 스태프분들하고 굉장히 준비를 많이 했다. 비주얼적으로 내가 생각했을 때 어떤 예고편이 나온다고 했을 때, 이 인물들을 모아놨을 때도 아예 다른 캐릭터적으로 보이기도 해서 색깔적인 면으로도 구분을 두려고했다. 인물을 구축하는데 있어서도 목소리, 외형 등을 세세하게 나름 열심히 준비했다.

Q. 방백도 있고, 대사량이 상당히 많았다. 소화하기 위해 노력한 부분은?

A. 모든 노력을 항상 열심히 한다. (웃음) 이번에 다른점이라면, 지금까지는 한 인물을 이 대사들을 한 인물로서 해왔다면, 여기서는 여러 가지 인물로 분해야 했기 때문에 나름의 대사를 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색깔을 입힐지도 고민을 많이 했다. 대본이 나오지 않은 상태이다 보니까 혹시라도 나중에 나오는 인물 설정들이 겹치지 않게 나로서도 재미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이 모든 것들을 조금은 다 구상하면서 염려해두고 연기했었다. 대본을 외우는 건 상황에만 놓이면 자연스럽게 외워지는 거라 어렵지는 않았지만, 대사를 전달하는 인물로 어떻게 전달을 변화를 줄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Q. ‘이로운 사기’의 포인트 중 하나는 이로움의 방백이다. 방백을 하다가 다른 캐릭터로 넘어갈 때 몰입하는데에 어려움은 없었나.

A. 로움이에서 다른 캐릭터를 할 때는 오히려 좀 더 어렵지 않았다. 아예 다른 색깔이고 다른 인물이기 때문에 확확 바뀌는 거는 그렇게 어려운 점은 아니었는데 오히려 방백을 하다가 로움이로 돌아오거나 로움이로 있다가 방백을 할 때는 어려웠다. 한 번도 카메라를 보면서 연기한 적이 없어서 낯설더라. 처음에는 혹시라도 내가 카메라 보는 순간 실수를 했나에 멈칫함이 약간씩은 있었는데 그것도 ‘이로운 사기’의 독특한 매력이 방백이라서, 최대한 이거를 시청자가 봤을 때 함께하는 것처럼 이 사기를 공조하는 것처럼 만들면 어떨까 재미를 살리고자 노력을 했다.

Q. 과공감 변호사와 공감 불능 사기꾼이라는 소재가 흥미롭다. 한편으로 공감 불능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서 어떤 점을 더 신경썼는지, 또 연기를 하면서 이해가 됐는지 궁금하다.

A. 서로의 캐릭터가 더 이해가 잘 된다고 동욱오빠랑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극F라서 공감을 많이 하는 편이다. 오빠도 F이지만, 인물을 접근하는 방식이 논리적이고 이성적이다. 나는 정서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다. 서로 캐릭터가 잘 이해된다는 말을 많이 했다. 공감을 못한다는 게 사실은 공감을 못하는 게 아니라 할 수 없는 성장 과정을 겪었기 때문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 부분을 억지로 공감을 못하는 것처럼 아무것도 못 느끼는 것처럼 같이가 아니라 필요에 의해서 자라왔던 사람으로 보여주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해봤던 거다. 그런 사람을 못 만나봤기 때문에, 로움이를 봤을 때도 연민을 느낄 수 있는 부분도 공감불능이라는 부분이 들었다. 어떤 부분을 막 차단하고 감정적인 부분을 누른다기보다 정말 몰라서 못해본 것 같은 느낌을 내면 어떨까 했다. 사람들하고 겪어본 적 없고 사회성이 부족한 인물로 보이면 더 낫지 않을까 생각을 했다.

‘이로운 사기’ 천우희 일문일답 사진=H&엔터테인먼트

Q. 제작발표회부터 촬영 메이킹 등에서 김동욱과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여줬다. 호흡도 궁금하다.

A. 처음엔 서로 낯을 가리는 편이라, 되게 낯을 많이 가렸다. 서로서로 친해지는데 있어서 조금 시간이 걸리는 사람인데 오빠도 마찬가지였고, 연기적으로 전혀 어려움 없이 매번 작업을 해나가다가 초중반부터 ‘나를 편하게 생각하는구나’ 느낌이 드는 순간이 있었다. 그러다 보니까 나도 이 작품을 하는데 있어서 훨씬 더 몰입감이 생기고 의지하면서 같이 만들어 나간다는 느낌이 확고하게 드니까 그 다음부터는 처음보다 확 붙는다고 할 거다. 같이 해나가는 마음이 커서 매일매일 연기하면서도, 연기하는 신이 막상 몰아서 찍다 보니까 회차를 몰게 된다. 나랑 오빠랑 하는 날, 로움이랑 무영이가 만나는 신이 ‘너무 적다. 아쉽다. 같이 하는 연기하는 신들이 많았으면 좋았으면 좋겠다’라고 할 만큼 적어서 아쉬웠다.

Q. 이로움의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참고한 레퍼런스가 있을까.

A. 생각보다 레퍼런스는 없었고, 인물을 구축할 때 배우들마다 방법이 다른데 대본을 보는 순간 떠오르는 그림들이 있다. 그 그림을 최대한 형상을 그대로 전달하려는 노력을 한다. 예전에 서사는 어땠고, 전사가 어땠고, 인물을 분석하다가 나오는 결과물이 아니라, 읽자마자 떠오르는 이미지나 어떤 것들을 다 ‘내가 왜 그런 생각을 했지?’라고 하면서, 역으로 되밟아보다 보면 인물이 하나가 완성이 될 때가 있더라. 캐릭터들도 대본을 읽자마자 떠오르는 이미지로 만든 거였다. 그 고민들을 내 머릿속에 있는 고민들을, 이미지들을, 실현시켜준 거는 나와 같이 했던 스태프분들이었다.

Q. 그렇다면, 이로움을 처음 봤을 때 이미지는 어떤 이미지였나.

A. 이로움이라는 인물을 만났을 때는 되게 외로운 사람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공감불능, 꽉 막힌. 이 인물에 대해서 최대한 어떻게 보면 미스터리를 갖고 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저 사람은 왜 막무가내이고, 동떨어진 사람처럼 보일까?’ 했다. 1화에서 ‘사이코패스야, 소시오패스야’라는 위험한 존재라는 레이어들이 이 사람에 대한 미스터리를 가지고 가면서 서사가 풀리면서 연민과 호감이 될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처음 드는 생각은 외로움이었고, 인물들을 항상 마음을 끌어당기는 인물들은 그 연민이었던 것 같다. 로움이한테도 무언가를 이겨내고 지켜내는 복수라는 것이 가장 큰 몫인 것 같지만 모두를 지키기 위함이라고 생각했다. 그 연민이 제일 컸었던 것 같다.

Q. 최근 캐나다로 여행을 다녀왔다고 하는데, 여행 이외의 천우희 만의 힐링은 무엇인가.

A. 메모를 많이 한다. 일기를 쓰거나. 그거는 고등학교 때부터 매번 썼던 건데, 그게 막 어떤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게 아니다 보니까 아주 엉성하지만 나름 환기도 되고 스스로 성찰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일기장은 다 모아두고 있다. 다 밀봉을 해놨다. 나만 볼 수 있게. 5년 일기장이라고 5년치가 한 번에 있는 일기장이 있다. 지금 쓰고 있는 게 세 번째이다. 두 칸은 남아있고, 2021년부터 쓰기 시작한 일기인데 전년도를 보면서 자극받기도 하고 반성하기도 하고 스스로 뿌듯하기도 한다. 보고 싶지 않아도 나의 예전을 보게 되니까 그게 재밌더라. 소소하게 재밌는 일들을 적어놨을 때도 있고 속상할 때 쓰기도 하고, 현재와 예전의 과거를 나를 비교하게 되는데 그 순간들이 비교하면서 우울해지거나 암울해진다기보다는 힘을 좀 받게 되는 것 같다. 내가 부족했다면 ‘좀 더 나아져야지’라는 마음을 갖거나. 더 전에도 잘 살아왔다면 ‘지금도 잘 살아왔구나’라고 다독이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일기를 매일 꼬박꼬박 쓰지는 못하지만 어떤 생각이 났을 때나 자기 전에 쓰기도 한다. 연기 일지 쓰는 거도 좋아한다. 집순이일 수밖에 없는 게 집에서 나를 곱씹는 시간을 가진다.

Q. ‘나 혼자 산다’에 나왔을 때도 반응이 좋았다. 예능 출연에 대한 생각은 없을까.

A. 너무 긴장되고 몇 번의 출연이 긴장되고 어려웠다. 또 한 편으로 촬영이라는 걸 망각하는 순간이 오더라. 그래서 내가 봤을 때는 어떻게 나를 놓은 거 아니야? 하면서도 이번에도 ‘나 혼자 산다’를 보면서 느낀게 순간 촬영을 까먹은 순간들이 있었다. ‘어떻게 내가 저런 모습을? 왜 노래를 부르고 있지?’라는 현타가 오는 순간들이 있었다. 의외로 내 측근들이나 가족들이나 내 모습 그대로 나와서 좋다고 하더라. 내가 생각하는 나와 타인이 생각하는 나는 다를 수 있구나를 받아들이게 된 것 같다. 있는 그대로를 보고 싶어하는 그런 마음들이 있으시구나 했고, 예능을 하면, 물론 어렵겠지만 도전해보고 싶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한꺼풀 벗겨지는 기분이 들었다. ‘나 혼자 산다’를 보면서 재밌었고, 신기한 기분이었다. 내 연기하는 모습들만 봐왔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본 적이 없어서 너무 이상하기도 하고 이질적이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나를 한 번 다가간 것 같기도 하더라. 그런데 또 예능만의 확실한 매력이 있기는 한 것 같다. 나중에 어떤 한 회차로가 아닌 프로젝트를 맡게 된다면 어떤 느낌일까 상상을 하기는 했다. 항상 뭔가 재밌고 싶어 한다. 지루한 걸 참지 못하고 무언가를 해프닝, 이벤트를 만드는 건 아니지만, 스스로 지루함을 견디기 힘들어하는 편이기는 한데 그래서 연기가 더 재밌는 것 같고, 고민하는 순간들이 있고, 예능도 신선함이 다가오고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만큼이라면, 할 수 있을 것 같다.

Q. 올해 계획과 차기작 계획은?

A. 올해 8월 초부터 새 작품을 촬영하게 됐다. 어제 한국에 돌아오면서부터 준비를 할 계획이다. 내년 초까지 하면서 보낼 것 같다. 한 작품 푹 빠져서 계속 촬영하면서 그 인물로 지내지 않을까 싶다.

[이남경 MBN스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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