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팩 2023·현장] "고동진·한종희 떴다"…노태문 응원 나선 삼성 임원진, 왜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갤럭시폰 신화'를 이끌었던 고동진 전 사장을 비롯해 한종희 부회장과 이영희 사장, 박학규 사장 등 삼성전자 전·현직 임원들이 '갤럭시Z5' 시리즈의 흥행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직접 나섰다.
삼성전자 전·현직 임원들은 지난 26일 오후 8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현장에 등장해 주목 받았다.
이 중 고 전 사장은 '갤럭시폰'을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는데 일조한 인물로, '갤럭시' 역사상 최악의 사건으로 꼽히는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를 해결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 받고 있다. '갤럭시노트7'은 지난 2016년 당시 출시 후 배터리 폭발이 이어져 전 제품 리콜과 보상 절차를 거쳐 결국 빠르게 단종된 비운의 스마트폰으로 알려져 있다. 이 제품은 오랜 진상규명 끝에 배터리 자체 결함이 원인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고 전 사장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이끌며 쌓아왔던 노하우를 담아 최근 책으로 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삼성전자 사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직원들과 나눴던 대화를 모아 청년들을 위한 자기계발서 '일이란 무엇인가'를 펴낸 고 전 사장은 이날 이영희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 사장과 함께 다니며 '갤럭시Z5' 시리즈를 꼼꼼히 살펴보기도 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역시 '갤럭시 언팩'을 참관한 후 '갤럭시 체험관'에 나타나 노태문 MX사업부 사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습을 보였다. 한 부회장과 노 사장은 체험관을 함께 둘러보는 내내 얼굴에 웃음을 띄며 신제품에 대해 만족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삼성전자 전·현직 임직원들이 '갤럭시 언팩'에 대거 출동한 것은 서울에서 처음 열린 것이 주효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까지 폴더블폰 언팩을 8월 둘째 주 전략 시장인 미국 등에서 진행해왔지만, 이번에는 처음으로 서울에서 행사를 열고 시기도 2주 앞당긴 7월 말로 정했다.
삼성전자가 언팩 시기를 서두른 이유는 폴더블폰을 앞세워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침체기를 겪고 있음에도 프리미엄 시장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수익성 확보에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분기 대비 약 5% 감소하면서 8개 분기 연속 역성장을 기록했다. 그러나 판매가 600달러(약 77만원) 이상인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은 성장세가 이어졌다.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6년 7%에서 지난해 21%로 커졌다.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같은 기간 18%에서 55%로 커졌다. 5대 중 1대꼴로 팔리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매출에선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셈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 '아이폰'에 크게 밀리고 있다. 지난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애플(75%)과 삼성전자(16%)가 90% 이상을 차지했으나, 두 기업 사이 격차는 상당하다. 여기에 '삼성 텃밭'으로 여겨졌던 인도 등 신시장을 중심으로 최근 애플이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확대해 나간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위기감은 더 한 상태다. 특히 올해 2분기 동안 애플 '아이폰'의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삼성전자로선 더욱 불리해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삼성전자 전·현직 임원들이 '갤럭시 언팩'에 나타난 것은 노태문 사장이 이끄는 MX사업부에 좀 더 힘을 실어주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역시 반도체 한파 여파로 여전히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갤럭시Z5' 시리즈의 흥행이 내부적으로도 간절하다는 것을 내비친 행보로도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반도체가 올 들어 계속된 적자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스마트폰 사업에서 이를 메워야 하는 큰 책임을 갖고 있다"며 "내부에선 3분기뿐 아니라 4분기에도 반도체 사업 실적이 회복되기가 쉽지 않다고 보고 있어 MX사업부에 거는 기대가 더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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