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꾸기의 감쪽같은 '알 바꿔치기' 잡아내는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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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꾸기는 다른 새 둥지에 알을 낳아 대신 기르게 하는 '탁란'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룬드 박사후연구원은 이와 같은 결과에 대해 "아프리카갈래꼬리순금의 알에 고유한 '서명'이 새겨지도록 진화했기 때문"이라며 "아무리 뻐꾸기의 위장술이 뛰어날 정도로 진화했다고 해도, 뻐꾸기가 낳은 알들이 여러 아프리카갈래꼬리순금 둥지 속 각각의 알 무늬과 정확히 들어맞을 확률은 매우 낮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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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꾸기는 다른 새 둥지에 알을 낳아 대신 기르게 하는 '탁란'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아프리카뻐꾸기의 탁란 수법이 같은 지역에 서식하는 아프리카갈래꼬리순금에게는 통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대 공동연구팀은 아프리카 사하라사막 이남지역에 서식하는 조류 아프리카갈래꼬리순금(학명 Dicrurus adsimilis)의 알에 고유한 서명이 새겨져 있으며, 부모 아프리카갈래꼬리순금이 이를 통해 자신의 알과 다른 새의 알을 구별한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영국 왕립학회 회보 B(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에 2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다른 뻐꾸기와 마찬가지로 아프리카뻐꾸기도 탁란을 하는 습성이 있다. 아프리카뻐꾸기의 알은 같은 지역에 서식하는 아프리카갈래꼬리순금의 알과 매우 흡사한 무늬와 색깔을 가진 모양으로 진화했다. 아프리카갈래꼬리순금의 알이 매우 다양한 색깔과 무늬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육안으로는 두 새의 알을 거의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다.
연구팀은 아프리카 잠비아의 초마 지역에서 9월~11월 사이 아프리카뻐꾸기와 아프리카갈래꼬리순금의 행동을 4년 간 관찰했다. 먼저 아프리카뻐꾸기 알과 아프리카갈래꼬리순금의 알을 색깔, 무늬면에서 비교해봤더니 두 알의 생김새는 평균적으로 거의 흡사했다. 연구팀은 뻐꾸기 알이 아프리카갈래꼬리순금의 둥지에서 살아남기 위해 아프리카갈래꼬리순금 알 고유의 무늬를 '위조'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제스 룬드 케임브리지대 박사후연구원은 "모방이 어찌나 완벽한지 놀라울 정도"라며 "연구자들조차 두 알이 누구의 알인지 헷갈릴 때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어 부모 아프리카갈래꼬리순금가 자신의 알과 뻐꾸기의 알을 구분하는지 살펴봤다. 자신의 알이 아니라고 판단할 경우 아프리카갈래꼬리순금는 알을 둥지에서 즉시 떨어트린다. 연구팀이 매일같이 둥지를 확인한 결과 이들은 93.7%라는 높은 확률로 감쪽같이 숨은 뻐꾸기의 알을 가려냈다.
룬드 박사후연구원은 이와 같은 결과에 대해 "아프리카갈래꼬리순금의 알에 고유한 '서명'이 새겨지도록 진화했기 때문"이라며 "아무리 뻐꾸기의 위장술이 뛰어날 정도로 진화했다고 해도, 뻐꾸기가 낳은 알들이 여러 아프리카갈래꼬리순금 둥지 속 각각의 알 무늬과 정확히 들어맞을 확률은 매우 낮다"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아프리카갈래꼬리순금이 자연 선택적 진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고유한 서명을 갖게 됐을 것이며 다른 알과 자신의 알을 구분해낼 수 있는 능력도 습득하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 결과 탁란에 의지하는 암컷 아프리카뻐꾸기는 일생에 걸쳐 겨우 두 마리 정도의 새끼만 키울 수 있을 것"이라며 "이대로라면 아프리카뻐꾸기의 개체수가 지속가능할 정도로 유지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건희 기자 wiss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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