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금리인상 끝? 파월, 애매모호 화법으로 9월 열린 가능성 시사

26일(현지시간) FOMC 회의를 마치고 기자회견장에 들어서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로이터]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은 26일(현지시간) “데이터에 따라 기준금리를 9월 (FOMC) 회의에서 올리는 것도 틀림없이 가능한 일이고 기준금리 유지를 선택하는 것 또한 가능하다”고 말했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는데, 향후 9월과 11월 회의에서도 추가 인상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원론적이고 애매모호한 대답으로 열린 가능성을 남긴 것이다.

다음 회의인 9월 20일 전까지 약 8주 동안 노동시장 관련 통계 2번, 소비자물가 관련 통계 2번 등 각종 경제지표가 나올 것이라며 이를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파월 의장이 강조해온 ‘데이터에 따른 결정(data dependency)’에서 별다를 것이 없는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 했다.

금리인상 종료 기대에 불을 붙인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둔화에 대해선 “한 번의 좋은 지표”일 뿐이라며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을 경계했다.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는 작년 같은 달 대비 3% 상승하는데 그쳤다. 5월 상승률(4%)보다 1%포인트나 낮고, 시장 예상(3.1%)도 밑돌았다. 2021년 3월(2.6%)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파월 의장도 지난 2년동안의 물가상승률과 비교했을 때 많이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또 기자회견에서 올해 내에 기준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묻는 질문이 이어지자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편한 시점에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편할 것”이라며 “올해는 편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에둘러 올해 가능성이 낮다고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연준이 계속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사용중이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여전히 노동 시장 전반이 강하며, 헤드라인 소비자 물가는 완화추세이지만 근원소비자물가는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다며 이번 금리인상의 정당성을 피력했다. 그는 변동성이 심한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를 중요하게 봐야한다고 덧붙였다.

분석가들은 연준이 ‘장기적인 매파적 보류(hawkish hold)’ 상태에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6월 회의이후 ‘매파적 일시정지’(hawkish pause)라는 분석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것이다.

프랜시스 도널드 매뉴라이프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제 연준은 장기간 ‘매파적인 보류’ 상태에 있다고 본다”며 “금리인하를 보기까지는 2024년이 되어서야 가능할 것”이라고 CNBC에 말했다. 그는 “파월 의장은 시장이 성급하게 반응해 물가가 오르지 않도록 인상 위협을 계속 유지하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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