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스탠스는 ‘정책 모호성’ …호실적 발표한 메타 시간 외 6%↑ [월가월부]

김인오 특파원(mery@mk.co.kr) 2023. 7. 27.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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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연준, 기준금리 0.25%p↑
파월 “9월 인상/동결 모두 가능”
주요 주가 지수 낙폭 좁혀 마감
‘실망 매물’ 치폴레 시간외 9%↓
국채 수익률·달러·국제 유가 하락
26일(현지시간) 기자회견 중인 제롬 파월 연준 의장/자료제공=연준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가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올린 26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혼조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을 한 이후 미국 주요 지수는낙폭을 줄이며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날 파월 의장은 앞으로의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시장에 포워드 가이던스를 많이 제시하고 싶지 않다”고 말함으로써 연내 추가 인상 혹은 동결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도적으로 불분명한 입장을 강조했습니다. 포워드 가이던스란 중앙은행이 언론 등을 통해 시장에 통화정책 방향 지침을 주는 의사소통 방식을 말합니다.

26일 미국 주요 주가 지수
주요 주가 지수를 보면 대형주 중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날보다 0.02% 내려간 반면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23% 올랐습니다. S&P 500 지수 11개 부문은 기술과 소재 부문 약세가 두드러진 반면 산업과 커뮤니케이션 부문은 강세가 부각됐습니다. 기술주 중심 나스닥종합주가지수와 반도체 대장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각각 0.12%, 1.49% 하락했습니다.
26일 메타 주가 흐름
개별 종목을 보면 이날 본 거래 마감 직후 올해 2분기(4~6월) 호실적을 발표한 메타(META ↑1.39%) 는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약 6% 추가 상승하는 분위기입니다. 회사가 공개한 분기 실적을 보면 2분기 순이익(77억9000만 달러)은 연간 16.27% 늘어난 결과 1주당 순이익(EPS)는 2.98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매출(320억 달러)는 연간 11% 늘어났습니다. 이는 팩트셋이 집계한 월가 전문가 기대치(EPS 2.91 달러, 매출 311억 달러) 를 넘어서는 수준입니다.
26일 치폴레 주가 흐름
반면 멕시코 음식 체인점 치폴레멕시칸그릴(CMG ↓0.21%) 는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약 9% 추가 하락하는 분위기입니다. 회사가 공개한 분기 실적을 보면 순 이익(3억4180만 달러)이 연간 31.51% 늘어난 결과 조정 EPS 12.65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매출은 연간 13.60% 오른 25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월가 기대치(EPS 12.31달러, 매출 25억3000만 달러)에 비하면 매출이 다소 부진하다는 평입니다. 이밖에 치폴레는 3분기 매출 성장률이 한 자릿 수 초중반 수치일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월가 기대치(6%)에 비해 낮은 수준입니다.
7월 회의 이후 다음 번 회의는 9월에 있습니다.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의 전문 투자자들은 연준이 연말까지 금리 동결에 나설 가능성을 약 66%로 보고 있습니다 /출처=CME
한편 연준은 이날 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인상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판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는 기존 5.00~5.25%에서 5.25~5.50%로 올라섰습니다. 연준은 직전 6월 FOMC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해 지난해 3월부터 15개월간 이어진 긴축 숨고르기에 나선 바 있습니다.

파월 의장은 오후 장 중 기자회견을 통해 “올해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빠르게 둔화된 것은 긍정적인 결과”라면서도 기준 금리 인하는 내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파월 의장은 연내 금리 향방에 대해 “고용과 물가 등 경제 데이터를 보고 판단하겠다”면서 “오는 9월에는 인상과 동결 모두 가능하다”고 언급했니다.

최근 소비자 물가지표 상승세가 빠르게 수그러든 것과 관련해서는 “헤드라인(종합) 인플레 둔화는 좋은 소식이지만 근원(식품·물가 제외, 코어) 인플레는 여전히 높기 때문에 근원 인플레 안정이 관건”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경제 상황과 관련해 파월 의장은 “개인적으로는 미국 경제가 올해 연착륙 가능하다는 생각을 계속 밝혀왔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경제 침체 여부와 관련해 연준 위원들과 연준 내 직원들의 예상이 제각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밖에 지난 6월 회의 이후 부각된 연준의 긴축 속도 조절론에 대해 파월 의장은 “금리를 완만하게 인상한다는 것이 격회 인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7월 인상 후 바로 다음 회의가 있는 9월 추가 인상 가능성 혹은 연내 동결 가능성 모두를 선택지로 남겨둔 발언입니다.

이날 FOMC 회의에서 위원들 간 ‘동결’ 의견이 오갔는지 여부에 대해서 파월 의장은 다시 한 번 모호한 답변을 내놨습니다. 파월 의장은 “연준 내에 항상 여러 의견이 있다”면서 “2~3주 후에 공개될 회의록을 확인해보라”고 언급했습니다.

금리 인상을 본격적으로 중단하는 시점과 관련해서는 “인플레율이 연준 목표인 2%에 도달한 후에 긴축을 중단하는 것은 과잉 긴축”이라면서 “인플레율은 오는 2025년 2%로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현재 연준의 통화 정책이 과잉/과소 긴축 리스크 간 균형을 찾아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금리 인하 시점과 관련해 파월 의장은 “올해 금리 인하는 없다”면서도 “연준 위원들 예상을 보면 내년 이후부터는 가능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연준의 또 다른 긴축 정책 도구인 ‘양적 긴축(QT)’와 관련해 파월 의장은 “금리 인하와 QT는 별개의 문제”라면서 “두 정책이 반드시 동시에 이뤄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언급했습니다.

앞서 연준은 올해 두 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을 비롯해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이 올해 마지막 인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미국 2분기 경제 성장률(27일 발표), 미국 6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28일 발표) 동향에 주목하며 매매에 신중한 분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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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권·외환 시장에서는 긴축 완화에 무게감을 두는 분위기입니다. 26일 미국 채권 시장에서는 국채 가격이 오른 결과 수익률이 하락했습니다. 이날 재무부 집계를 보면 대표적인 단기물인 3개월 만기 국채 수익률은 직전 거래일과 같은 5.51%, 기준금리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전날보다 3bp(=0.03%p) 떨어진 4.82% 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시중 장기금리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5bp 하락한 3.86%, 만기가 가장 긴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bp 떨어진 3.94% 에 마감했습니다. 국채를 비롯한 채권은 가격이 오르면 수익률이 떨어지는 식으로 가격과 수익률이 반대로 움직입니다.

같은 날 뉴욕 외환 시장에서는 미국 달러 가치가 하락했습니다. 6대 주요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오후 5시 30분 기준 0.32% 떨어진 101.02 를 기록했습니다.

천연가스 2배 레버리지(고위험) ETF 인 BOIL 26일 시세
이밖에 상품 시장에서는 국제 에너지 가격이 약세로 마감했습니다. 국제 유가의 경우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9월물은 전날보다 1.07% 하락해 1배럴 당 78.78 달러, 북해 브렌트유 10월물은 0.83% 떨어진 82.56 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날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발표에 따르면 지난 주간 미국 원유재고는 60만 배럴 감소해 시장 예상(235만 배럴 감소)보다 감소폭이 적었습니다. 한편 미국 헨리허브천연가스 9월물은 1.97 % 하락해 1영국 열단위(MMbtu) 당 2.693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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