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따라시이 깅유" SBJ은행, 한국계 유일한 일본법인… 주택론 강화

도쿄(일본)=이남의 기자 2023. 7. 27.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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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新금융패권 시대-1.한일 해빙무드, 열도 물들인 'K금융'⑨] 한·일 스타트업 육성에 앞장… 민간 투자 교두보

[편집자주]한·일 관계가 해빙무드에 접어들면서 양국의 경제협력 복원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웃 나라 일본은 보수적이지만 성장 잠재력이 큰 금융시장이다. 일본 정부는 2025년 오사카엑스포 개막을 앞두고 캐시리스 결제 비중을 40%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내걸었고 역대급 엔저에 일본 증시는 외국인 투자자의 '피난처'로 급부상했다. 디지털금융을 무기로 내세운 한국 금융회사는 열도에서 선진 금융 서비스 제공에 박차를 가한다. '외국계 은행의 무덤'으로 불리는 도쿄에서 금융 주역들은 구슬땀을 흘리며 K금융의 위상을 높인다. 6월말 35도를 웃도는 도쿄의 무더위 속에서 K금융의 경쟁력을 높이는 이들을 만났다.

SBJ은행 도쿄지점/사진=이남의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⑧ 김인열 KB국민은행 도쿄지점장 "대출 5년만에 8배↑… 연내 10억달러"
⑨ "아따라시이 깅유" SBJ은행, 한국계 유일한 일본법인… 주택론 강화
⑩ 정봉규 하나은행 도쿄지점장 "韓 금융사 최초 영업점 강점, 열도 리테일 시장 공략"

일본 도쿄의 경제 1번지, 마루노우치 광장 옆에 위치한 SBJ(Shinhan Bank Japan)도쿄본점이 문을 활짝 열고 고객을 맞고 있다. 금융중심지 마루노우치에서 미즈노은행, 미쓰비씨 UFJ파이낸셜 그룹 등 일본 메가뱅크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K금융의 선진 금융을 전파하는 한국계 은행이다.

신한은행 SBJ도쿄본점에 발을 들이면 굵은 글씨체의 플랜카드가 눈에 들어온다. "요리 간단데 안신데키루 아따라시이 깅유" (더 쉽고 편안한, 더 새로운 금융)

2021년 신한금융지주가 창립 20주년을 맞아 고객을 최우선의 가치로 둔 그룹 비전이다.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혁신적인 디지털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일상과 비즈니스에 금융을 더 가깝게 연결한다는 의미다.

지난 6월29일 SBJ은행 법인에서 만난 김재민 법인장은 "도쿄 본점 영업부를 비롯해 오사카, 후쿠오카 지점에 동일한 플랜카드를 걸고 고객 중심 영업에 집중하고 있다"며 "비전은 고객이 금융에 바라는 가장 중요한 세 가지 가치인 편리성, 안전성, 혁신성을 모두 담고 있다"고 말했다.

1986년 3월 일본 오사카 지점을 개점한 신한은행은 1988년 6월 도쿄지점, 1997년 9월 후쿠오카에 지점을 연이어 열었다. 2009년 일본 현지화 전략을 본격 추진하기 위해 현지 은행 면허를 취득했고 SBJ은행 법인을 출범했다. 일본에서 유일한 한국계 현지법인이다. 2020년 자회사 'SBJ DNX'를 설립했다. SBJ DNX는 신한은행의 IT 개발 경쟁력을 강화해 디지털과 ICT(정보통신기술) 등 신사업을 추진한다.



진옥동 회장이 키운 주택론, 1000억 순익 기대


SBJ은행은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3월 취임 후 첫 해외 기업설명회(IR)로 찾은 곳이다. 2008년 진 회장은 신한은행 오사카지점장에서 근무했고 2009년 SBJ은행 오사카지점장을 지냈다. 2014년 1월 SBJ은행 법인장을 맡았고 1년 만에 SBJ은행 사장으로 임명됐다.
당시 진 회장이 진두지휘하던 SBJ은행은 2013년 수익형 부동산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주택론'을 출시했다. 대규모 양적완화를 뼈대로 하는 아베노믹스 기조에 따라 주택경기가 수혜를 볼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SBJ은행은 지난 2018년 당기순이익 629억2900만원에서 ▲2019년 753억9200만원 ▲2020년 731억3900만원 ▲2021년 813억8000만원 등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2년 당기순이익은 1167억3500만원으로 10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269억4600만원으로 연 1000억원대 순이익 달성이 기대된다.

김 법인장은 2021년 SBJ법인에 부임한 순간을 잊지 못한다. 김 법인장은 "2020년 코로나 시기에 SBJ은행에 발령이 났지만 외국인 입국 금지로 2021년 도쿄에 들어올 수 있었다"며 "SBJ은행은 일본에 진출한 1986년부터 약 37년간 일본 금융시장에서 K금융의 선진 서비스를 선뵀고 고객들과 팬데믹의 어려움을 극복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본의 예금자보호법을 지키는 한국계 은행으로 글로벌 채널의 중심축을 구축, 우량자산을 기반으로 지속 성장을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투자, 프로세스 단축·신뢰도 강화


SBJ은행은 점포를 찾는 고객이 줄면서 영업점을 전문 자산관리 상담사가 상주하는 컨설팅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와타나베 부인'으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을 위한 자산관리 서비스다. 6월29일 오전 SBJ동경 영업부 상담실은 부동산 투자를 계획 중인 고객들로 가득했다. 신한금융의 그룹 비전인 더 쉽고 편안한, 새로운 금융 서비스 덕분이다.
최근 일본 부동산은 신축된 타워맨션을 중심으로 시세가 오르고 있다. 일본 부동산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도쿄 중심부 23개 지자체의 맨션 평균 가격이 전년과 비교해 17.2% 증가한 9900만엔(약 9억원)이다. 지난 3월 도쿄 도심의 축 콘도미니엄 가격은 전년과 비교하면 2.7배인 2억1750만엔(약 19억9000만원), 수도권은 2.2배인 1억4360만엔(약 13억원)에 달한다.

김 법인장은 "일본은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구가 줄어들고 있으나 부동산시장은 2013년 이후 신규와 중고 타워맨션의 가치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며 "역대급 엔화 약세에 싱가포르와 홍콩 등 외국인 투자자들이 일본 부동산에 관심을 보이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일본 은행은 부동산 투자자에게 대출, 컨설팅 등에 한달 이상을 소요하지만 SBJ은행은 일주일 안에 모든 프로세스를 완료한다"며 "심사파트와 영업파트가 적극 소통하고 대출 업무를 자동화한 시스템이 투자자의 니즈를 반영한 결과"라고 말했다.

SBJ은행은 일본에서 적극적인 영업을 기반으로 한·일 관계 개선과 민간 투자를 확대하는 교두보 역할을 자처했다. 진 회장이 지난 3월 일본 IR 일정동안 일본 금융청을 방문, SBJ은행의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신한 퓨처스랩 재팬'으로 양국의 스타트업 육성 방안을 논의한 이유다.

김 법인장은 "신한금융은 국내 스타트업의 일본 진출과, 일본 현지 스타트업의 육성을 목적으로 현재 양국의 기관투자자들이 참여하는 펀드 조성을 준비하고 있다"며 "SBJ의 네트워크와 금융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한 퓨처스랩의 스타트업 육성 역량을 집중해 한국 스타트업의 일본 진출을 지원하는 등 디지털 혁신과 선한 영향력을 전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은행명 : SBJ(SHINHAN BANK JAPAN)은행
설립일 : 2009.9.14
사장 :토미야세이이치로, 부사장 : 김재민
직원수 : 300여명
네트워크 : 도쿄 본부 1개,점포 9개, 환전소 4개
점포: 오사카, 동경, 후쿠오카, 우에노, 요코하마, 고베, 나고야, 신주쿠, 동경본점 영업부 (총 9개)

도쿄(일본)=이남의 기자 namy8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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