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10월 방중… 국제 고립 탈출 밀착 가속

우크라 전쟁·공급망 ‘반미 연대’
경제동맹체 브릭스도 활용 계획
러 우방 벨라루스 가입 공식 요청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0월 중국을 방문한다고 크레믈궁이 25일(현지시간) 밝혔다. 우크라이나 침공과 공급망 패권 갈등으로 국제사회서 고립되고 있는 두 나라 밀착이 가속하는 모습이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10월 일대일로(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해상 실크로드) 포럼에 맞춰 중국에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 이뤄지면 이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푸틴 대통령의 첫 방중이다.

전쟁 발발 이후 양국은 서로의 든든한 ‘우군’이 되어 주고 있다. 중국은 서방 제재로 유럽 수출길이 막힌 러시아산 원유 최대 구매처다. 지난달 중국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은 1050만t으로 사상 최대치다. 러시아 침공을 강력 규탄하는 서방과 달리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도 러시아 규탄 결의안에 기권표를 던지거나 반대로 옹호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중국 역시 미국의 디리스킹(위험제거) 기조에 맞설 반미(反美) 연대를 강화할 동반자가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 3월 모스크바에서 이뤄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푸틴 대통령의 만남을 미국 백악관은 ‘정략결혼’이라고 비꼬았다.

양국은 반미 연대의 핵심으로 이들이 주도하는 경제 동맹체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를 활용할 계획이다. 외연 확장을 통해 브릭스를 미국이 주도하는 주요 7개국(G7)의 대러 제재 및 대중 견제에 맞설 대항마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이에 맞춰 러시아의 핵심 우방인 벨라루스가 지난 5월 브릭스 가입을 공식 요청했다는 소식도 이날 전해졌다.

세계 1·2위 인구 대국(인도·중국)이 회원국인 브릭스의 잠재력은 G7에 위협적이다. 이들 국가 총인구는 32억명 이상으로, 전 세계 인구와 국내총생산의 각각 40%, 31%를 차지한다.

세계 최대 산유국이자 미국과 거리를 두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브릭스에 가입할 경우에는 달러 패권을 강하게 흔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지안 기자 eas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