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이 10%씩 올려달래요”… ‘전세 포비아’에 뛰는 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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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월세 가격이 고공행진 중이다.
역전세와 전세사기 등 '전세 공포'에 월세 수요가 오히려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동안 전세대출 금리가 급등하고 전세 공포가 확산되면서 전월세전환율이 오름세긴 했지만, 시장에서는 다시 상황이 반전될 것이라고 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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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만원 이상 초고가 월세도 비중↑
전세자금대출 금리 낮아져… “다시 전세시대 올 것”
#서울 관악구 오피스텔에서 자취 중인 이모씨(34)는 오는 8월 계약만료를 앞두고 집주인으로부터 월세 가격을 6만원 더 올려달라는 통보를 받았다.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53만원을 내고 있었는데 59만원이 된 셈이다. 이씨는 “임대료 5% 상한 제한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관리비에서 올리겠다는 꼼수를 써 이사를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전세가격은 내린다는데 월세는 계속 오르고, 주변 월세도 다 너무 많이 올라 갈 곳이 마땅치 않다”고 토로했다.
서울의 월세 가격이 고공행진 중이다. 역전세와 전세사기 등 ‘전세 공포’에 월세 수요가 오히려 늘어났기 때문이다. 오피스텔과 빌라 뿐 아니라 아파트 전월세전환율도 계속 오르고 있어 전세금리를 뛰어 넘는 추세다. 이미 오를대로 올라 다시 월세 선호 현상이 꺾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5월 전국 오피스텔 전월세전환율은 5.85%다. 통계가 공개된 2018년 1월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 오피스텔 평균 전월세 전환율도5.41%로 역대 최고로 높다.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5월 기준 서울 전월세전환율은 4.8%로, 작년 말(4.4%)과 비교해 0.4%p 상승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최근 전월세전환율은 이미 5%를 넘었다. 7월 기준 수도권 아파트 전월세전환율은 전월 보다(4.99%) 보다 0.02%포인트 오른 5.01%였다. 2019년 9월(5.00%) 이후 3년 10개월만에 5%대에 진입했다.
전월세전환율은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했을 때 적용하는 비율이다. 예를 들어 전세금 1억원을 월세로 전환할때 전월세전환율 5%를 적용할 경우, 세입자는 500만원을 12개월로 나눈 약 42만원을 매달 내야한다. 전월세 전환율이 높을수록 월세가 비싸진다.
실제 고가 월세는 계속 많아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1~6월) 서울에서 계약된 1000만원 이상 고가 아파트 월세는 91건이었다. 지난해 하반기엔 71건이 수준이었다. 연립과 다세대 등 빌라도 올해 들어 월세 500만원 이상 거래만 46건에 달했다.
올해 최고 월세가격은 지난 1월 계약된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면적 194㎡로, 보증금 20억원에 월세가 3500만원이었다. 지난 2월 서울시 성동구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전용 159㎡는 보증금 5억원에 월세 2800만원 계약이 체결되기도 했다. 강남구 도곡렉슬 전용 84㎡는 지난 6월 월세 재계약 때 기존 보증금 4억원, 월세 214만원에서 월세 280만원으로 오름폭이 컸다.
그동안 전세대출 금리가 급등하고 전세 공포가 확산되면서 전월세전환율이 오름세긴 했지만, 시장에서는 다시 상황이 반전될 것이라고 보고있다. 최근 전세자금대출 금리 하단이 3%대까지도 떨어지는 경우가 생기면서 수요가 월세 대신 전세로 다시 선회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전월세전환율보다 낮으면 세입자는 대출을 받아 이자를 내는게 유리하다. 하지만 금리가 전월세전환율보다 높으면 월세로 전환하는게 나을 수 있다. 더 오를 수 있는 이자 부담보다는 고정된 월세 부담을 지는게 낫기 때문이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6월 확정일자를 받은 전국 주거시설(아파트·연립다세대·단독주택 등) 21만2997건 중 월세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건수는 11만5291건으로, 전체의 54.1%다. 이는 전달(58.1%) 대비 4% 줄어든 수치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현행법상 전월세 전환율은 한국은행 기준금리에 2%p를 더한 값인데, 결국 이자율이나 마찬가지”라며 “전세자금대출 이자가 3%대 초중반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전세대출 받아서 전세를 사는게 주거비용이 더 줄어들 수 있어 기준금리에 따라 전세 인기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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