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이 월간 MVP 유력 후보라고? 기록 보니 못할 것 없네, 막판 스퍼트 가능할까

김태우 기자 2023. 7. 27.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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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력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김하성 ⓒ연합뉴스/AP통신
▲ 김하성은 수비는 물론 공격에서도 폭발적인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연합뉴스/AP통신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김하성(28‧샌디에이고)은 모든 그래프가 오름세를 그리고 있는 모범적인 유형이다. 연간으로 봐도 그렇고, 올해 월간으로 봐도 그렇다. 갈수록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질 정도다.

메이저리그 첫 시즌이었던 2021년은 다소 고전했다. 유격수는 물론 2루수와 3루수로 모두 뛸 수 있는 유틸리티 활용성을 과시했다. 그러나 그 이상의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수비와 주루는 기대 이상이었지만, 특히 공격에서 그랬다. 김하성은 2021년 117경기에서 타율 0.202에 그쳤다. 조정 득점 생산력(wRC+)은 70으로 리그 평균보다 30%나 낮았다. 분명한 과제를 남긴 시즌이었다.

적응이 필요했다. KBO리그에서 매일 주전이었던 김하성이다. 루틴이 있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첫 시즌은 달랐다. 벤치에서 시작하는 날이 많아졌고, 새로운 투수들과 새로운 구장, 그리고 새로운 문화에도 적응해야 했다. 그러나 점차 메이저리그에 적응하면서 김하성의 성적은 가파른 오름세를 그리기 시작했다.

지난해는 150경기에 나가 타율 0.251, wRC+ 105를 기록했다. 팀의 주전 유격수인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부상 및 약물 복용 징계로 빠졌다. 팀에는 커다란 손실이었지만, 안정적인 출전 기회를 잡은 김하성으로서는 돌이켜보면 하나의 기회였다. 꾸준하게 뛰면서 좋은 수비력을 보여줄 기회가 더 늘어났고, 공격도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어느덧 리그 최고 수준의 유격수 수비 능력과 평균을 상회하는 공격력까지 갖춘 선수가 된 셈이다.

올해는 더 폭발적이다. 26일(한국시간) 현재 수비 지표에서는 메이저리그 2루수를 떠나 전 포지션을 통틀어서 1위를 다투고 있는 선수다. 이제 수비를 잘한다는 건 모두가 인정한다. 여기에 마지막 관건이었던 공격도 폭발하고 있다. 김하성은 97경기에서 타율 0.272, wRC+ 126을 기록 중이다. 리그 평균보다 30% 가깝게 높은 공격력까지 과시하고 있다.

▲ 김하성은 7월 폭발적인 공격력을 선보이며 월간 MVP 후보로도 뛰어 올랐다 ⓒ연합뉴스/AP통신
▲ 김하성은 7월 WAR에서 내셔널리그 4위를 기록 중이다 ⓒ연합뉴스/AP통신

그런 김하성의 올 시즌 공격 그래프가 꾸준히 상승세라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김하성의 4월 OPS(출루율+장타율)는 0.556으로 좋은 편이 아니었다. 저조한 출발이라는 표현이 더 적당했다. 하지만 5월 OPS는 0.808로 오르며 제 궤도를 찾아가기 시작했고, 6월 OPS는 0.844로 더 올랐다. 7월은 폭발이다. 7월 19경기에서 타율 0.320, 출루율 0.420에 5개의 홈런까지 보탰다. 7월 OPS는 0.980에 이른다.

그런 김하성은 7월 내셔널리그 이달의 선수상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국인 선수가 월간 MVP에 도전하는 건 꿈과 같은 일이었지만, 지금 성적을 놓고 보면 못할 게 없다. 유력한 후보 중 하나라는 평가까지 가능하다. 그만큼 7월 성적이 좋다.

통계전문사이트 ‘팬그래프’가 집계한 김하성의 7월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는 1.3에 이른다. 수비는 물론 공격에서도 충분한 공헌도를 쌓은 덕이다. 내셔널리그 타자 7월 WAR 순위표에서 김하성보다 앞에 있는 선수는 딱 네 명인데, 차이가 그렇게 크지는 않다.

팀 동료이자, 시즌 초반 부진했으나 최근 살아나고 있는 매니 마차도(샌디에이고)가 전체 1위다. 마차도는 7월 20경기에서 타율 0.303, 11홈런 대활약을 펼치며 1.6의 WAR을 쌓았다.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코디 벨린저(시카고 컵스)가 1.6으로 마차도와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다. 벨린저도 7월 20경기에서 타율 0.429, 7홈런의 대활약을 선보였다.

3위는 MVP 경력이 있는 프레디 프리먼(LA 다저스)이다. 프리먼은 19경기에서 타율 0.364, 7홈런, WAR 1.5를 기록했다. 4위 역시 MVP 수상 경험자인 크리스티안 옐리치(밀워키)다. 옐리치는 19경기에서 타율 0.359, 6홈런, 4도루, WAR 1.4를 기록했다. 그 다음이 WAR 1.3의 김하성이다.

▲ 김하성의 7월 MVP 레이스에서 가장 강력한 라이벌은 팀 동료 매니 마차도다
▲ 7월 MVP를 향한 막판 스퍼트가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물론 마차도와 벨린저가 워낙 좋은 활약을 선보인 건 맞는 이야기다. 여기에 마차도, 벨린저, 프리먼, 옐리치는 모두 전국적인 지명도를 갖춘 선수들이기도 하다. 언론의 화제도 그만큼 크다. 하지만 김하성이 7월 남은 일정에서 조금 더 힘을 낸다면, 적어도 WAR 측면에서는 앞선 네 선수와 별 차이 없이 7월을 마감할 수 있다. 그 자체로 후보 중 하나로 편입됨을 의미한다.

설사 수상하지 못한다고 해도 김하성의 올해 성적은 경력 최고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쟁쟁한 스타들이 모인 샌디에이고에서 리드오프 자리를 맡는 건 다 이유가 있다. 김하성의 올해 1번 타순 출루율은 0.398, OPS는 0.948에 이른다. ‘언성 히어로’의 느낌에서, 이제 샌디에이고를 대표하는 당당한 스타 선수가 된 것이다. 자신의 한계를 계속 돌파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직 전성기가 오지 않았다는 추측도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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