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복도로 쪽방촌' 90세 변말련 할머니는 어떻게 폭염을 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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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더위에는 꼼짝도 할 수 없어."
긴 장마가 끝나고 폭염이 시작됐다.
지난 폭우의 피해가 아물기도 전에 부산 쪽방촌 사람들은 폭염을 맞이했다.
집 하나 건너 빈집이 나타나는 이곳 산복도로 쪽방촌에 63년째 살고 있다는 변말련씨(90)는 이렇게 더운 날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바닥에 머리를 눕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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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끝나고 찾아온 폭염…더위와 사투 쪽방촌 어르신들
(부산=뉴스1) 박상아 수습기자 = "이런 더위에는 꼼짝도 할 수 없어."
긴 장마가 끝나고 폭염이 시작됐다. 지난 폭우의 피해가 아물기도 전에 부산 쪽방촌 사람들은 폭염을 맞이했다.
26일 낮 12시께 부산 동구 쪽방촌 골목.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부산의 이날 최고 기온은 32도, 체감온도는 33도 이상을 웃돌았다.
가만히 있어도 뚝뚝 떨어지는 땀과 뜨겁게 달궈진 아스팔트가 폭염을 실감케 했다.
집 하나 건너 빈집이 나타나는 이곳 산복도로 쪽방촌에 63년째 살고 있다는 변말련씨(90)는 이렇게 더운 날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바닥에 머리를 눕혔다. 미동도 없이 눈을 감은 변씨 이마 위로 구슬땀이 맺혔다.
천장과 바닥 곳곳엔 폭우가 지나간 흔적들이 보였다. 변씨는 빗물로 일어난 장판과 검은 곰팡이를 가리키며 "비가 오면 물이 차오르고 햇볕이 들면 물이 마른다"며 토로했다.
활짝 열어둔 대문 사이로 바람이 몇 번 불다 다시 뜨거운 공기가 훅 끼쳐왔다. 연식이 30년도 더 된 에어컨은 제구실하지 못한 채 먼지에 뒤덮여 있었다. 근처 경로당이 있으나 거동이 불편한 변씨에겐 거기까지 가는 것도 무리다.
또 다른 쪽방촌에서 만난 한선자씨(72)는 탈탈 돌아가는 선풍기 바람에도 열이 가시지 않는 듯이 한 씨는 왼손에 든 부채를 흔들고 있었다.
배 속에 든 것도 없이 이 더위를 무슨 수로 이기냐는 한씨는 기운을 내 손가락을 들었다. 금세 콧등으로 땀이 흘렀다.
한씨는 "숨 막히는 더위에 선풍기 바람이라도 없으면 숨이 턱 막힌다"며 "지금도 이렇게 더운데 앞으로 더 더워지면 어쩌나"고 걱정했다.
기상청은 올여름 장마가 사실상 끝났으나 빠르게 기온이 상승해 부산과 대부분 지역에서 체감기온이 최대 33도 이상 오르는 등 무더운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재정 부산연구원 노인정책 담당 연구원은 "지속해 폭염 취약계층을 발굴하는 일이 중요하다. 또 최근 노인 맞춤 돌봄이라는 제도 등을 통해 에어컨 설치나 병원비 등을 지원하고 있으니 근처 주민센터에서 지원 대상 여부를 꼭 확인해 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노인정책의 지원 대상이 독거노인과 기초생활수급자뿐 아닌 노부부로까지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ivor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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