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가자마자 무슨 일이래...'음바페 강제 매각' PSG, 선수단 분위기 최악으로
[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파리 생제르맹(PSG) 선수들은 어떠한 입장을 취해야 할지 파악하기 어려울 것이다.
PSG 소식에 능통한 프랑스 'RMC 스포츠'의 파브리스 호킨스 기자는 26일(이하 한국시간) "PSG 선수단 분위기는 밝지 않다. PSG 팀 관계자에 따르면 이러한 상황으로 선수들은 긴장을 풀 수 없고, 적응하기 쉽지 않다고 한다. 음바페의 사건이 해결되지 않는데 갑자기 분위기가 좋아질 수 있을까"라며 PSG 선수단 내부 이야기를 보도했다.
PSG는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이목을 받고 있는 구단이다. 좋은 소식이 아니라 팀 분위기는 더욱 어수선하다. 음바페와 PSG는 건너지 말았어야 할 강을 건너고 있는 중이다. 음바페가 2022-23시즌 종료 후 PSG에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전달하자 PSG는 갑자기 입장을 바꾼 음바페에게 배신감을 느끼는 중이다.
PSG는 현재 음바페가 자신을 노리고 있는 레알 마드리드와 사전 합의를 끝냈다고 판단하는 중이다. 음바페가 2023-24시즌까지 잔류해 거액의 충성도 보너스까지 챙기고, 팀에 이적료도 남겨주지 않은 채 레알로 가려고 하자 PSG는 이번 여름 음바페를 매각하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
그 시작이 바로 프리시즌 투어 명단 제외였다. PSG는 22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일본 투어에 참가하는 PSG 선수 29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음바페의 프리시즌 명단 제외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 체제로 새롭게 출발하는 PSG 프로젝트에 음바페는 없다는 걸 전 세계적으로 발표한 셈이다. 동시에 음바페를 매각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그러자 곧바로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이 개입했다. 알 힐랄이 PSG에 제안한 이적료만 해도 3억 유로(약 4237억 원)였다. 이는 PSG가 네이마르를 데려오면서 만들어낸 축구 역사상 최고 이적료인 2억 2200만 유로(약 3131억 원)를 훌쩍 뛰어넘는 기록이다. PSG는 절대로 손해보는 장사가 아니기에 곧바로 알 힐랄의 제안을 수락했다.
알 힐랄은 음바페에 파격적인 조건을 2가지 내걸었다. 첫째 오일머니 구단답게 돈으로 음바페를 유혹했다. 알 힐랄은 음바페에게 순수 연봉으로만 2억 유로(약 2825억 원)를 지급할 계획이다. 여기에 상업 거래와 초상권 계약을 통해 연봉을 7억 유로(약 9888억 원)까지 높여줄 생각이다. 축구 역사상 들어도, 본 적도 없는 액수다.
또한 음바페를 1년 뒤에는 자유롭게 떠나도록 허용할 계획이다. 음바페가 사우디행을 결정해도 유럽 변방도 아닌 사우디에서 선수 커리어 전부를 보낸다는 건 상상하기도 어렵다. 현 시점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하나인 음바페는 1998년생으로 전성기에 접어들고 있다. 음바페가 음바페는 프랑스 국가대표팀 선수로는 많은 업적을 쌓았지만 클럽 선수로서는 아직 최정상에 오른 적이 없다.
이에 음바페는 한때 레알 이적과 PSG 잔류 중에 심각하게 고민했다. 레알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가장 많이 우승했고, 언제나 우승 후보로 꼽히는 구단이다. 레알은 음바페를 영입하는데 진심인 구단이기도 하다. UCL 트로피를 원하고 있는 음바페를 위해서 딱 1년만 알 힐랄에서 뛴 후에는 자유롭게 이적을 허가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알 힐랄의 협상단은 음바페를 만나기 위해 이미 프랑스 파리에 도착했다. 영국 '가디언' 등에서 활동하며 유럽 이적시장 전문가로 알려진 파브리시오 로마노 기자는 26일 개인 SNS를 통해 "알 힐랄의 대표단이 이번 주에 파리에 있을 것이다. 그들은 음바페에게 자신들의 계획에 대해 설명하길 원한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음바페의 상황이 쉽게 해결될 것 같지 않다. 음바페는 사우디로의 이적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스페인 '렐레보'는 25일 "음바페의 미래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사우디로 이적할 바에 차라리 공백의 해를 가질 것이다. PSG가 아무리 좋은 제안을 받더라도 이적을 진행하려면 선수와 합의해야 한다. 가고 싶지 않은 팀과 계약하도록 강요할 수는 없다. 음바페는 사우디 리그에서 뛰는 걸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PSG와 에이스인 음바페의 갈등이 더욱 더 심해질 기미가 보이자 선수단한테는 좋지 않은 영향이 가고 있는 것이다. 호킨스 기자는 "일본에서 PSG 선수단 분위기는 음바페의 그림자 같다. 선수단과 가까운 소식통에 따르면 선수들은 음바페를 돕고 싶다는 마음과 보드진의 눈치가 보이는 입장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다. PSG 선수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서 어떻게 입장을 표명해야 할지 모른다"고 설명했다.
선수 입장에서는 무턱대고 좋은 상황이 아니다. 냉정하게 말해 음바페가 PSG 잔류한다고 해도 비판받을 이유는 하나 없다. 떠나려는 음바페를 2023-24시즌까지 붙잡은 건 PSG였기 때문이다. 분명히 계약을 체결했는데 계약을 이행하려고 하는 선수를 내쫓는 상황이다.
에이스인 음바페조차도 이렇게 대접한다면 다른 선수들한테는 더한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가 없다고 해도, 최근까지만 해도 함께 뛰었던 동료가 구단으로부터 저런 대우를 받는다면 기분이 좋은 선수는 없을 것이다.
가뜩이나 현재 PSG는 신입생 선수들도 많다. 이강인을 비롯해 마르코 아센시오, 밀란 슈크리니아르, 마누엘 우가르테 같은 선수들은 이번 시즌 PSG에 새롭게 적응해야 한다. 기존에 있던 선수들도 엔리케 감독 시스템에 녹아들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
적응에만 집중해도 바쁜 와중에 팀 외부적으로 커다란 사건이 발생해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를 두고 호킨스 기자는 "새로 영입된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어린 선수들한테도 구단 주변 환경은 아주 좋은 적응 환경을 만들어주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일부는 음바페의 상황이 자신의 미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걸 안다"며 선수단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음바페의 미래가 결정되기 전까지는 PSG는 계속해서 선수단 분위기가 어수선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PSG,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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