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중단 선언 못한 파월…추가 금리인상 여지 남겨(종합)

김상윤 2023. 7. 27. 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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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MC 기준금리 25bp 인상…금리상단 5.5%
"6월 CPI 예상보다 긍정적이지만, 한달치뿐"
"추가 금리여부 결정 못해…향후 데이터 볼 것"
"물가상승률 2%..2025년에나 볼 수 있을 것"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올렸다. 하지만 시장의 기대와 달리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인상 중단을 선언하지 못하고 “추가적인 데이터를 보고 9월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AFP)
금리상단 5.50%까지 올려…22년 만에 최고치

연준은 25~26일(현지시간) 이틀 일정으로 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5.25~5.50%로 25bp 인상했다. 이는 2001년 1월 이후 22여년 만의 최고치다.

연준은 지난해 3월부터 인상 사이클을 시작한 이후 이달까지 무려 525bp 인상했다. 이번까지 인상에 나선 횟수만 11회에 이른다.

연준이 이번 FOMC에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이미 예견됐다. 연준은 그간 연내 2회 인상을 천명해왔고, 지난달 ‘스킵(skip·일단 금리인상 중단)’한 이후 어떻게든 금리를 올릴 타이밍이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FOMC는 9월, 11월, 12월 세차례만 남았다.

특히 연준이 중시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6월(9.1%)대비 상당수 둔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연준 목표치인 2.0%보다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3.0%를 기록했지만, 변동성이 심한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4.8%에 달했다.

연준은 성명서에서 “최근 경제 성장세는 적당한 속도(moderate pace)로 확장되고 있다. 몇달간 일자리 증가세는 탄탄하다(robust), 실업률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인플레이션은 계속 상승(elevated)하고 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연준은 미 경제성장세에 대해 지난 6월에는 ‘미약한(modest)’이라는 표현을 쓴 게 차이점이다.

그러면서 “앞으로 추가적인 정책 범위를 결정할 때 긴축정책의 누적 효과, 경제 활동 및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시차, 경제 및 금융 상황 등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6월 성명서와 별 차이가 없는 내용이다.

“6월 CPI 예상보다 긍정적이지만, 한달치 일뿐”

이번 FOMC에서 시장의 관심은 사실 파월의 입에서 나올 향후 정책 전망이었다.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가 일부 진정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파월이 경기침체 우려에도 불구 남은 세차례 FOMC에서 금리를 추가로 올릴지, 인상 중단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할지에 따라 시장 상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파월의 입장은 중립적이었다. 9월 FOMC 전에 추가로 나올 소비자물가 및 노동 데이터, 경제상황을 보고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지, 중단할지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FOMC 정례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추가적인 긴축정책 필요할지에 대해서 아직 결정내리지 않았다”면서 “6월 CPI는 예상보다 긍정적이지만, 한달치 데이터 뿐이다. 앞으로 더 봐야한다. 전체적인 그림을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유가가 상승하는 등 추가 인플레 여지가 있어 여러 데이터를 확인해야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러면서 “필요하면 금리를 추가로 인상하고, 그렇지 않으면 금리를 동결할 것이다. 데이터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금리인상을 하더라도 9월에 즉각 이뤄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파월은 “긴축 싸이클 최종 지점에 따라 속도를 완화할 수 있다. 매 회의때마다 하는 건 적절치 않다. 적절한 속도로 갈 것이다. 마지막 결정을 내릴 때 속도를 줄이는 게 적절하다. (앞으로) 두번째 세번째 회의에서도 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모든 것은 데이터에 달려 있다. 다음회의 때에도 데이터를 확인하고 실시간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파월은 여전히 미국 경제가 연착륙이 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미 경제 연착륙이 가능하다고 계속해서 말해왔고 그 견해는 여전하다”며 “물가상승률을 2%수준으로 낮추는 과정에서 심각한 경기 침체를 보지 않을 것이고, 과거처럼 실업률이 많이 높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이어 “연준은 올해말 경제성장률이 어느정도 둔화될 것이라고 보지만 경기침체를 예상하는 건 아니다”고 덧붙였다.

여전히 끈적한 노동시장에 대해서는 “아직 상황이 긍정적이라고 말하진 않겠지만, 과열된 노동시장이 균형을 맞춰가고 있다. 긍정적 변화”라면서 “(긴축에도) 아직 실업률이 높아지지 않았고, 일자리 수만 조금 낮아졌다. 퇴사율도 낮아졌고, 임금상승률도 어느정도 둔화됐다”고 했다.

물가상승률이 연준의 목표치인 2%에 도달하는 시점에 대해서는 “2025년”이라고 제시했다. 그는 “물가상승률 2%는 2025년에 나올 것”이라며 “다만 2%가 될때까지 계속 금리를 인상하면 과잉긴축이 될 것이다. 당연히 2%까지 떨어지기 전에는 금리인상을 멈출 것이다”고 했다. 일각의 연내 금리인하 예상에 대해서도 파월 의장은 “올해는 아닐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상윤 (y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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