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금리, 물가 데이터에 달렸다...연내 인하는 없을 것”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26일(현지 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긴축의 완전한 효과는 아직 느껴지지 않고 있다”며 오는 9월에 있을 회의에서 또다시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날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는 것에 대해 시장에서는 이견이 거의 없었다. 관건은 파월 의장이 다음 회의에 대해 어떤 뉘앙스로 발언을 할지에 대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날 파월이 “인플레이션이 장기 목표인 2%를 훨씬 상회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연준이 추가 긴축을 배제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데이터가 뒷받침된다면 기준금리를 9월에 있을 연준 회의에서 올리는 것도 틀림없이 가능한 일”이라면서도 “데이터가 그렇게 할 것을 요구한다면 9월 회의에서 기준금리 유지를 선택하는 것 또한 가능하다”고 했다. 기준 금리 추가 인상에 대해 명확하게 대답하지는 않은 것이다. 다만 이날 파월은 기자회견에서 전반적으로 아직 물가 수준이 높고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파월은 “물가 안정은 연준의 책임이고 물가가 안정되지 않으면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전제했다. 이어 “인플레이션은 작년 중반 이후 다소 완화됐다”면서도 “인플레이션을 2%로 낮추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지적했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12일(현지 시각) 미 소비자물가(CPI)가 작년 같은 달보다 3.0% 상승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2021년 3월(2.6%)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물가가 점차 안정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지만 파월은 “한 번의 좋은 지표”일뿐이라며 둔화 추세가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파월은 “높은 인플레이션이 구매력을 약화시켜 식료품, 주거, 교통비와 같은 필수품의 높은 가격을 감당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상당한 어려움을 초래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면서 “현재 진행 중인 통화 억제 정책의 효과가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이 완전히 실현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파월이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파월은 다음 회의에서 바로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할지 여부 등에 대해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추가 인상이 곧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향후 있을 회의에 대해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고 진행 속도도 고려하지 않았다”면서 “연준은 경제 활동에 대해 수많은 데이터를 모으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리겠다는 문구를 읽지 않았느냐”면서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는 파월의 기자회견 전 연준이 내놓은 성명에서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로 되돌리고 장시적인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힌 점을 언급한 것이다.
파월은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는지 묻는 기자 질문에 대해서는 “금리를 인하해도 편안한 시점이 되면 금리를 인하하겠다”면서도 “올해는 아닐 것(won’t be this year)”이라고 했다.
이날 미 뉴욕 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이날 전일 대비 0.23% 올라간 3만5520.12로 마감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일보다 0.02% 하락한 4566.75로 거래를 끝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일에 비해 0.12% 떨어진 1만4127.28로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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