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기준금리 22년 만에 최고...연준, 추가 인상 여부는 '모르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26일(이하 현지시간) 예상대로 0.25%p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이로써 연준 기준금리인 연방기금(FF) 금리 목표치는 2001년 초 이후 22년 만에 가장 높은 5.25~5.5%로 높아졌다.
연준은 그러나 이날이 마지막 금리인상이 될지 다시 또 금리를 올릴지에 대해서는 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앞서 연준은 6월 회의에서 올해 두 차례 추가 금리인상을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다음달 24~26일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연준의 하계 휴양컨퍼런스인 잭슨홀 미팅에서 추가 금리인상과 관련한 논의가 본격화하고, 그 자리에서 사실상 결론이 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를 기다리며 오르내리던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연준의 FOMC 성명이 발표되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3일 연속 상승세로 돌아섰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낙폭을 좁혔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연준은 이날 이틀에 걸친 FOMC 회의를 마무리하면서 계속해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지표들을 지켜보고, 이에따라 추가 인상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성명은 추가 금리인상 여부에 대해 "FOMC가 계속해서 추가 정보를 평가하고, 이것이 통화정책에 갖는 의미를 점검할 것"이라고만 설명했다.
지표에 따라 추가 대응여부를 검토한다는 것은 연준이 가파른 금리인상을 거듭한 뒤 속도조절에 나서면서 언급하기 시작한 문구다.
이날 0.25%p 금리인상은 만장일치로 결정됐다.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미 경제에 대해 이전보다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미 경제성장세에 관해 이전에 언급했던 '보통(modest)'이라는 표현 대신 '완만한(moderate)'이라는 표현으로 바꿨다.
둘 다 사전적 의미로는 크게 차이가 없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연준은 완만한이라는 표현을 보통이라는 표현보다 더 상위 개념으로 써왔다. 완만한 경제성장은 보통 경제성장보다는 성장세가 더 높다는 뜻으로 썼다는 것이다.
지역경제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 등에서 이같은 단어로 경제 흐름을 표현해왔다.
연준은 6월 FOMC 뒤 당시 완만한 경기침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경제 성장세가 '보통'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다만 이날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고용증가에 관해서는 6월과 같은 단어를 사용했다.
인플레이션은 '고공행진(elevated)'을 지속하고 있고, 고용증가세도 '탄탄하다(robust)'고 평가했다.
연준은 이날 금리인상으로 지난해 3월 이후 11회 연속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그렇지만 금리인상 속도는 지난해 12월부터 무뎌져 이전의 일반적 금리인상 폭인 0.25%p 인상으로 좁혀졌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이날 성명에는 연준이 이번으로 금리인상을 멈춘 것인지, 아니면 추가 인상에 나설 지에 관한 아무런 힌트도 없다고 평가했다.
블리클리파이낸셜의 피터 북바는 이번 FOMC 성명은 6월 성명과 거의 달라진 것이 없다면서 6월과 5월 성명을 거의 그대로 베꼈다고 말했다.
북바는 이번 성명으로는 연준의 추가 인상 여부와 관련해 종잡을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도 이번이 마지막 금리인상인지 여부는 성명으로는 판단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골드만자산운용의 구프리트 길은 "역설적이게도 이번 FOMC는 가장 예측이 쉬웠던 회의이면서 (금리인상)주기와 관련해서는 가장 예측이 어려운 회의"라면서 이날 0.25%p 금리인상은 거의 기정사실이었지만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궁금증만 증폭됐다고 말했다.
길은 미 인플레이션이 이미 정점을 찍고 하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28일 발표되는 고용비용지수(ECI)나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인플레이션 강화 조짐을 가리킬 경우 금리인상 주기가 길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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