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화영 “이재명에게 보고” 진술 이후 벌어지는 해괴한 일들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으로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재판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연이어 벌어지고 있다. 이화영씨는 애초 혐의를 부인해왔다. 그러다 최근 2019년 경기지사이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방북 대가를 쌍방울이 대신 내주기로 했다는 사실을 당시 이 지사에게 보고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이 대표가 뇌물 혐의를 벗어날 수 없게 되는 진술이다. 그 직후 해괴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먼저 이화영씨 아내가 등장했다. 아내는 남편 진술을 다시 뒤집는 옥중 서신을 남편에게 받아내 공개하더니 변호인단 해임 신고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남편이 “이 대표에게 보고” 진술을 한 것이 변호사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 직후 열린 재판에서 이화영씨가 변호사 해임에 대해 “내 의사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자 재판정에서 아내가 “정신 차려라”라고 소리치는 일까지 있었다. 이를 단순한 부부 싸움으로 볼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무언가 내막이 있을 수 있다.
이화영 전 부지사는 쌍방울이 2019년 경기도의 대북 사업과 이 대표 방북 대가 등으로 800만달러를 북한에 불법 송금하는 데 관여한 혐의로 기소돼 있다. 이미 사건 관련자들은 혐의를 다 인정했고, 이화영씨와 이 대표만 혐의를 부인해왔다. 그 상황에서 이 사건이 이화영씨 혼자의 책임으로 인정되면 그는 가중 처벌받을 수 있다. 하지만 최종 책임자가 이 대표라면 이화영씨는 형량을 줄일 수 있다. 사건 성격상 이화영씨가 보고도 없이 혼자 이런 일을 벌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사정이 이렇다면 가족은 이화영씨를 지원하는 게 보통인데 그의 아내는 남편이 “검찰에 회유·협박당하고 있다”며 반대로 행동하고 있다. 상식으로는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민주당도 “협박·조작 수사”라며 거들고 나섰다. 하지만 이화영 전 부지사는 작년 9월 구속된 뒤 가족·지인과 50차례 이상 면회했고, 국회의원들과도 7차례 특별 면회를 했다. 조사 과정에 대부분 변호인이 참여했고, 구치소에서 변호인 접견만 180여 차례 했다고 한다. 회유·조작이 있었다면 벌써 문제가 됐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 대표는 “검찰이 정치를 하는 것 같다”고 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검찰청을 찾아가 연좌 시위를 벌였다. 이 대표 지지자들은 이화영씨가 수감된 구치소에 편지와 영치금을 보내자며 수용 번호와 계좌 번호를 퍼뜨리고 있다. 이 대표 방탄을 위해 이화영씨에게 끝까지 부인하라고 압박하는 것이다. 민주당 의원 5명은 최근 이 전 부지사를 특별 면회하겠다고 신청했지만 거부당했다고 한다. 한동훈 법무장관은 이런 일련의 움직임에 대해 “최악의 사법 방해”라고 했다. 이 말이 틀린다고 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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