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다 AI”…SK하이닉스 적자 탈출 가속도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빠르게 실적을 회복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 2분기(4~6월)에 매출 7조3059억원, 영업손실 2조8821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44% 늘었고, 적자 폭은 15% 줄었다. SK하이닉스는 “챗GPT를 중심으로 한 생성형 AI 시장이 확대되면서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27일 실적을 발표하는 삼성전자도 반도체에서 4조원대 초반 적자를 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하반기엔 AI 바람을 타고 ‘V자 반등’을 이어가 4분기에는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삼성전기 등 26일 실적을 발표한 전자 부품사들도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작년 하반기부터 본격화한 반도체, 전자 산업의 불황이 마침내 끝자락에 접어들어 반등할 것이란 예측이 현실화하고 있다.
◇AI 붐 타고 살아나는 반도체
SK하이닉스는 올 2분기에 메모리 반도체인 D램과 낸드 판매량이 모두 늘었다고 밝혔다. 또 D램 평균판매가격(ASP) 역시 전 분기 대비 상승하면서 매출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회사는 “PC, 스마트폰용 일반 D램 가격은 하락세였지만 AI 서버에 들어가는 고가(高價)의 고성능 D램 판매가 늘었다”고 했다.
빅테크들이 주로 구매하는 AI용 서버는 더 빠른 연산 처리를 위해 일반 서버에 비해 적게는 2배, 많게는 8배의 메모리를 사용하는 핵심 수요처다.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크게 끌어올린 HBM(고대역폭 메모리)과 같은 고성능 제품이 대량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수요와 수익성 모두를 높이는 특징이 있다.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수요 강세가 지속되고, 메모리 기업들의 감산 효과도 뚜렷해질 것”이라며 하반기 업황을 밝게 내다봤다. 하이닉스는 올해 10조원에 육박하는 연간 적자가 예상되지만, 첨단 제품의 초기 양산 수율(收率·생산품 대비 정상품의 비율)과 품질을 향상시키고 있다가 시장이 살아나는 이른바 ‘업턴(Upturn)’ 시기가 되면 양산 비중을 빠르게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김우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1분기를 저점으로 이제 회복 국면에 접어드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삼성전자도 AI 열풍을 바탕으로 빠른 실적 개선을 노리고 있다. 삼성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경계현 사장은 최근 사내 임직원 대상 강연에서 “삼성의 HBM 시장 점유율이 50% 이상이고, HBM3(4세대) 제품도 고객사로부터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DDR5(최신 세대 D램)도 올 연말이면 삼성 D램의 평균 시장 점유율을 뛰어넘을 것”이라며 고성능 제품의 선전을 자신했다. 26일에는 소셜미디어 링크드인에 “AI 시대가 15년 전 스마트폰의 등장처럼 반도체 산업에 큰 충격을 줄 것”이라며 AI 혁신을 이끌어가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부품 업계도 하반기 훈풍 기대
전자 부품 업계도 일제히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6일 영업손실 8815억원의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1조원 넘는 적자를 냈던 전 분기 대비 손실을 20% 줄인 것이다. 이 회사 김성현 CFO는 “재고 조정이 상반기에 상당 부분 진행됐다”며 “산업 생태계 전반의 재고 건전성 회복에 따른 패널 수요, 모바일 제품 출하 증가 등에 힘입어 4분기 흑자 전환을 예상한다”고 했다. 삼성전기도 1분기 대비 46% 증가한 2050억원의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회사 관계자는 “하반기엔 스마트폰 플래그십 신모델 출시와 주요 부품 재고 축소, 전장용 시장의 수요 성장세 유지 등으로 부품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스마트폰과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부품이 주력인 LG이노텍은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한 3조9072억원, 영업이익은 18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스마트폰용 고부가 카메라모듈, 전기차용 부품 공급 확대 덕분”이라며 “하반기엔 고객사 신모델용 부품 공급이 본격화하며 실적이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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