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편의 시조] 달항아리 /김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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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봄 리움미술관에서는 '조선의 백자, 군자지향(君子志向)'을 전시하였다.
조선의 백자를 떠올리면 단아한 흰색에 자연을 닮은 곡선이 멋스러운 '달항아리'가 생각난다.
달항아리는 넉넉한 가슴을 지닌 속이 깊은 사람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에서 속이 비어 있으면서도 꽉 차 있는 달항아리를 보며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그런 날들이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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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의 입구에는 서론이 길지 않아
들어서는 그 순간에 가득 차는 포만감
들숨은 부풀어 올라 마음의 근육이 된다
질박하게 그러안는 불룩한 밤의 중심
무심한 듯 어리숙한 그 모습이 여여하다
달빛을 품에 안았다 잉태한 배흘림기둥
올 봄 리움미술관에서는 ‘조선의 백자, 군자지향(君子志向)’을 전시하였다. 조선의 백자를 떠올리면 단아한 흰색에 자연을 닮은 곡선이 멋스러운 ‘달항아리’가 생각난다. 백자는 눈같이 맑고 청명하며 절제의 미가 돋보이는 은은한 빛으로 정직함과 편안함을 준다. 시인은 도입부에서 서론이 길고 말이 많은 사람은 진실성이 없다고 정의한다. 달항아리는 넉넉한 가슴을 지닌 속이 깊은 사람이다. 은유의 깊이가 참으로 놀랍다.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에서 속이 비어 있으면서도 꽉 차 있는 달항아리를 보며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그런 날들이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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