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란 참혹함 속에서도 잃지 않던 가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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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년 7월 27일 경기도 파주 판문점에선 유엔군, 조선인민군(북한), 중국인민지원군 간 정전협정이 맺어졌다.
국립해양박물관(부산 영도구 동삼동)은 한국전쟁과 관련한 다양한 영상·사진·서적을 소장 중인데, 당시 피란민이 겪었던 현실을 담은 자료를 일부 소개하며 엄혹했던 전쟁의 단상을 되짚어 보려고 한다.
흥남 철수 관련 사진은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남쪽 바다로 향하려는 피란민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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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0년 전 오늘 정전협정 체결
1953년 7월 27일 경기도 파주 판문점에선 유엔군, 조선인민군(북한), 중국인민지원군 간 정전협정이 맺어졌다. 협정 후 한반도를 가르는 비무장지대(DMZ)와 군사분계선은 아직 남북의 소통을 가로막는 생채기로 남아있다.
정전 70주년을 맞은 지금 이곳 부산은 한국전쟁 당시 임시수도이자, 수많은 피란민을 품었던 항구로서 여러 흔적을 품고 있다. 국립해양박물관(부산 영도구 동삼동)은 한국전쟁과 관련한 다양한 영상·사진·서적을 소장 중인데, 당시 피란민이 겪었던 현실을 담은 자료를 일부 소개하며 엄혹했던 전쟁의 단상을 되짚어 보려고 한다.
먼저, 가요 ‘굳세어라 금순아’와 영화 ‘국제시장’으로 잘 알려진 ‘흥남철수작전’ 관련 자료다. 작전의 주 무대인 흥남항(현재 함경남도 함흥시)은 조선 시대부터 명태 청어를 비롯한 수산물이 풍부한 대표적인 동해안 항구로 일제강점기 수산물가공업, 중화학공업이 번성했다. 또한 함흥시는 함흥차사의 배경이 됐던 함흥본궁, 진흥왕 순수비(마운령비·황초령비) 등 역사 문화가 남겨져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흥남철수작전은 1950년 12월 15일부터 26일까지 혹한의 추위 속에서 이뤄졌다. 흥남항에 있던 UN군·한국군과 수많은 군수물자, 피란민 10만여 명이 남쪽 바다로 내려왔으며 사진·영상 기록을 통해 당시 상황을 살펴볼 수 있다. 흥남 철수 관련 사진은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남쪽 바다로 향하려는 피란민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흥남항에서 수송선을 타기 위해 집결한 군인, 피란민과 군수물자, 흥남항 폭파 등 혼란스러운 상황이 보인다.
남쪽으로 무사히 내려온 피란민의 삶 또한 녹록지 않았다. 부산, 거제도 등 어딘지도 알 수 없는 곳에 내린 사람들은 척박한 환경 속에 가족을 지키기 위해 억척스러운 삶을 이어갔다. 박물관 소장 자료의 경우 사진 뒷면에 설명이 기록돼 있어 흥미롭다. 아이를 출산한 여성과 군인 사진을 보자. 거제도에 도착한 피란민이 51년 1월 14일 아이를 출산한 장면으로 사진 왼쪽에 있는 산모의 출산을 도운 군인의 모습이다.
1951년 촬영된 거제도 피란민 사진은 거제도에 내렸던 피란민 모습을 담고 있다. 얼기설기 엮어 만든 지붕, 흙바닥에 짚을 깐 움집 속에서 화롯불 앞에 다닥다닥 붙어 추위를 견디는 어른과 아이들의 모습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가족애를 느끼게 한다.
한국전쟁이 쉼표를 찍은 지 어느덧 70년이 지났다. 우리 주변에는 한국전쟁의 참혹함을 겪었던 세대보다 그렇지 않은 세대가 대다수다. 7월 27일 하루 정도는 우리가 누리는 소박한 행복이 어떻게 얻어졌는지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 국립해양박물관·국제신문 공동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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