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왕이 “브릭스와 협력 강화”… 러 “푸틴 10월 방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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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70)은 급작스레 면직된 친강(秦剛) 전 외교부장(장관) 후임으로 7개월 만에 다시 외교부장을 맡자마자 제3세계와의 다자 협력을 강조했다.
미국을 견제해온 그간의 흐름 속에 중국과 러시아의 밀착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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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겨냥해 “일방-패권주의에 저항”
푸틴 답방 등 中-러 밀착 강화될듯
“韓中관계 진전 계기될 것” 관측도
손 맞댄 브릭스 25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브릭스 고위급 안보 회의에서 참석자들이 손을 맞대고 있다. 왼쪽부터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 왕이 중국 외교부장, 쿰부조 은차베니 남아공 내각장관, 아지트 도발 인도 국가안보보좌관, 세우수 아모링 브라질 대통령 수석보좌관. 요하네스버그=신화 뉴시스 |
● “푸틴 방중” 발표… 중-러 밀착 강화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의 ‘일극 체제’에 도전하는 ‘다극 체제’의 핵심축으로 브릭스를 여기고 있다. 왕 부장의 발언은 브릭스 회원국 간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중국 견제를 위해 안보와 경제 등 광범위한 그물망을 치고 있는 미국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대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전날 열린 브릭스 사이버안보 회의에는 5개 회원국 말고도 벨라루스,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이 참석해 세를 과시했다.
중국과 러시아의 밀착은 더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크렘린궁은 이날 “푸틴 대통령이 10월 중국에서 열리는 ‘일대일로(一帶一路) 국제협력 정상 포럼’에 참석할 의향이 있다”고 발표했다. 10월 방중이 이뤄지면 우크라이나 침공 이래 처음이자 올 3월 시 주석의 러시아 국빈 방문 이후 7개월 만이다. 일대일로는 2013년부터 중국이 추진해온 경제영토 확장 사업으로, 푸틴 대통령의 방중은 시 주석의 국빈 방문에 대한 답방 성격인 동시에 중국의 서방 견제용 프로젝트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 “中 외교정책 변화 없을 것”
미 국무부는 25일 ‘친강 해임-왕이 재기용’에 따른 미중 관계 영향에 대해 “왕 부장을 비롯한 중국 관료들과 소통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앞서 친 전 부장을 미국에 초청한 것과 관련해 “왕 부장의 미국행 발표는 중국이 발표할 사안”이라며 말을 아꼈다.
전문가들은 왕 부장의 재기용을 두고 중국 대외 정책 변화를 최소화하려는 선택이라고 분석했다. 양갑용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중국 외교정책은 ‘시진핑-왕이’ 라인에서 결정해 외교부장이 실행하는 구조”라면서 “정책의 일관성이나 연관성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공산당 정치국원이 외교부장을 겸한 사례도 처음은 아니다.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도 외교부장을 겸했다. 다만 친 전 부장의 대외 활동 중단 한 달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진 이번 인사가 임시방편 성격이라는 분석도 있다.
왕 부장은 외교부 아주국장, 주일 중국대사를 거친 ‘아시아통(通)’이다. 일본어에도 능통하다.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장은 “중국으로서는 현재 대미 외교보다 주변국 외교가 중요한 시점이라 안정적인 아시아통을 선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대체로 우호적으로 알려져 한동안 소원했던 한중 관계가 진전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왕 부장은 14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건전하고 안정적인 발전 궤도로 복귀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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