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뽀로로 20주년과 쿠로미
어린이들의 대통령, ‘뽀통령’으로 불리는 뽀로로가 스무 살이 됐다. 그 출발이 2003년 6월 EBS에서 방영한 것이라고 하니 세월 참 빠르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 싱가포르 등 130여개국에서 방영된 글로벌 스타 뽀로로의 20주년을 맞아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되고 있다. EBS에서는 20주년 특집 방송, 공연계에서는 20주년 스페셜 뮤지컬이 열리고 있다. 우정사업본부에서는 뽀로로 20주년 기념우표 80만장을 발행하기도 했다.
뽀로로 20주년을 놓고 다양한 시선과 기대가 있다. 지난해 8월 만났던 캐릭터 기업 대표의 말이 생각난다. “내년이면 뽀로로가 20주년을 맞는다. 뽀로로를 보고 자란 세대가 성인이 됐다는 것인데, 이들이 과연 뽀로로 관련 캐릭터를 구매할지에 대해 캐릭터 업계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다.”
포켓몬스터 캐릭터의 인기가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포켓몬빵이 품절되는 것은 아이들뿐 아니라 포켓몬을 보고 큰 ‘키덜트’가 있기 때문인데, 과연 뽀로로도 포켓몬처럼 키덜트들의 지갑을 열 수 있느냐가 업계의 관심이라는 것이다.
1년이 지난 지금, 뽀로로 20주년을 바라보면서 과연 키덜트들에게 뽀로로가 얼마나 어필했는지 생각해본다. 애초 유아에게 초점이 맞춰진 캐릭터이다 보니 성인들에게까지 확장성을 가지기에는 어려움도 있을 터다.
이런 와중에 일본의 캐릭터 전문기업 ‘산리오’에 눈길이 간다. 1960년 설립된 기업으로 우리나라에선 ‘헬로키티’만 유명했지만 최근에는 마이멜로디, 쿠로미, 폼폼푸린, 시나모롤 등 다양한 캐릭터가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들 캐릭터 역시 모두 2000년대 초반, 또는 그 이전에 나온 캐릭터인데 다시금 대중의 사랑을 받는다는 게 놀랍고도 부럽다.
우리나라에서도 키덜트의 지갑을 열 수 있는 캐릭터가 나올 수 있을까. 최근까지 화제를 모았던 ‘티니핑’은 20년 후 성인들에게까지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많은 생각을 하게 되면서 다시 한번 뽀통령의 스무 번째 생일을 축하한다.
이호준 기자 hoju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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