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업 스포츠]증강현실로 춤추고 가상현실서 등반하고… ‘스포츠 넥스트 레벨’ 개관
편집자주
지금은 디지털 혁명 시대다. 국민 건강에 중요한 생활스포츠도 언제까지 날씨와 환경에 제약을 받으며 할 수만은 없기에 디지털 변환이 시작됐다. 한정된 공간에서도 건강을 챙길 수 있고, 생소한 종목일지라도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실감형 스포츠가 핵심이다. 디지털로 레벨업을 이룬 생활스포츠, 그 현장을 다녀왔다.
25일 강원 속초 척산생활체육관 1층 한편에서 한 남성이 화면 속 전문댄서를 따라 브레이크 댄스의 부분 동작을 따라 했다. 그의 모습이 화면 속 댄서 옆에 함께 나타나 마치 합동 안무를 보는 듯했다. 분절 동작을 마무리한 체험자가 리듬에 맞춰 연결동작을 수행하자 전면에 위치한 센서가 그의 움직임을 인식한 뒤 안무의 정확도를 토대로 채점을 진행했다. 초급 단계 브레이크 댄스를 익힌 체험자는 중급, 고급 단계 순으로 난도를 높여가며 다양한 안무를 숙달했다.
이들이 춤을 추며 땀을 흘린 곳은 대한체육회와 속초시가 조성한 실감형 스포츠체험관 ‘스포츠 넥스트 레벨’이다. 체육회와 속초시는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생활체육을 활성화하자는 취지로 지난해 9월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척산생활체육관 1층 600㎡ 공간에 체험관을 마련했다. 체육회는 콘텐츠 개발, 시설조성 및 운영비 70억 원을 투입했고, 속초시는 장소, 기반시설, 인근 관광과의 연계 등을 지원했다. 이날 개관식을 가진 스포츠 넥스트 레벨은 다음 달 1일부터 일반 이용객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
이용객들은 홈페이지 사전예약을 통해 하계 올림픽 정식종목인 브레이킹, 스포츠클라이밍, 스케이트보드 3개 종목을 무료로 체험해 볼 수 있다. 체험방법은 다양하다. 튜토리얼을 통해 해당 종목의 역사, 대회 규정, 심사기준 등을 학습한 뒤 기초기술을 단계별로 습득할 수도 있고, 가상현실(VR) 기기 등을 착용한 채 곧바로 실전체험에 나설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브레이킹 체험자들은 튜토리얼을 숙지한 뒤 증강현실(AR) 브레이킹 프로그램을 통해 초·중·고급 단계별 10곡씩 총 30개 안무세트를 학습할 수 있다. 보다 자유롭게 춤을 추고 싶은 이들은 실전 브레이킹에 도전하면 된다. 키오스크에 등록된 음악 30곡 중 한 곡과 6종(경기장, 우주, 오로라, 아트홀릭, 뉴욕거리, 겨울숲)의 영상배경 중 하나를 선택한 후 크로마키(녹색 스크린) 방에 입장해 춤을 추는 방식이다. 체험자들의 댄스는 ‘360도 카메라’를 통해 촬영된 뒤 기존에 선택한 음악과 배경이 적용돼 영상으로 저장된다.
'이머시브 볼더링' 프로그램을 통해서는 클라이밍의 세부종목 중 하나인 볼더링을 체험하며 암벽등반 기술을 습득할 수 있다. 체험자들은 1인(상급자)·2인(대결형)·4인(개별 체험) 모드 중 하나를 선택해 전체 길이 12m·높이 4m의 벽면(3m 길이 4개 벽면)을 오가며 ‘루트 파인딩’ 문제 등을 해결한 뒤 점수를 받는다. 클라이밍존에는 이 외에도 VR 장비를 착용하고 에베레스트에 등반에 나설 수 있다.
스케이트보드 존에서는 30m 길이의 레일 위에서 기초 주행기술을 습득하거나 VR장비를 착용한 채 시뮬레이터에 올라 가상의 스케이트보드 파크에서 진행되는 보딩 기술을 경험한다. 대기자들은 휴게공간에서 각종 게임을 즐기며 실시간으로 체험점수와 랭킹을 확인할 수 있다.
체육회와 속초시는 스포츠 넥스트 레벨을 통해 유소년, 청장년층의 신체활동이 늘어나고, 고비용·계절형 스포츠가 가진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개관식에 참여한 윤성욱 체육회 사무총장은 “최근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맞이해 스포츠와 첨단기술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발달 방안을 모색하게 됐다”며 “이번 체험관이 올림픽 신설 종목에 대한 젊은 세대의 관심과 이해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침체된 생활체육을 활성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병선 속초시장은 “처음에는 체험관에 접목된 ICT가 다소 어색할 수 있지만 이를 극복하면 지역균형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속초시가 관광과 스포츠를 접목한 도시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속초 =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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