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번만 고개 내저은 윌커슨 “유강남 배터리 호흡? 타겟 크고 프레이밍 훌륭해 좋다.”

롯데 자이언츠 새 외국인 투수 애런 윌커슨이 팀을 3연패에서 구출하는 호투와 함께 KBO리그 데뷔전 승리를 거뒀다. 특히 윌커슨은 포수 유강남과 배터리 호흡에 큰 만족감을 내비쳤다.

윌커슨은 7월 26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선발 등판해 5이닝 6피안타 3탈삼진 2사사구 2실점으로 팀의 7대 2 승리에 이바지했다.

이날 롯데는 댄 스트레일리 대체자로 새로 합류한 윌커슨을 선발 마운드에 올렸다. KBO리그 데뷔전에서 80구 정도 투구수 제한으로 마운드에 오른 윌커슨은 1회부터 두산 타선을 효율적으로 틀어막았다.

롯데 새 외국인 투수 윌커슨이 KBO리그 데뷔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사진(잠실)=김근한 기자

윌커슨은 1회 말 선두타자 정수빈에게 내야 안타를 맞았지만, 1사 1루 상황에서 김재환에게 1루수 방면 병살타를 유도해 이닝을 마무리했다.

롯데 타선은 2회 초 4득점 빅 이닝으로 윌커슨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롯데는 2회 초 선두타자 전준우의 볼넷과 박승욱의 2루타, 그리고 유강남의 볼넷으로 만든 1사 만루 기회에서 노진혁의 2타점 적시 2루타로 선취 득점에 성공했다. 이어진 1사 2, 3루 기회에선 김민석이 투수 강습 2타점 2루타를 날렸다.

윌커슨은 2회 말 1사 1, 2루 위기에서 강승호의 빗맞은 타구를 직접 병살타로 연결하는 깔끔한 수비까지 선보였다. 4회 말 1사 2루 상황에선 양석환과 로하스를 각각 헛스윙 삼진과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윌커슨의 최대 위기는 5회 말이었다. 윌커슨은 5회 말 2사 뒤 이유찬에게 2루타, 정수빈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이어 후속타자 허경민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아 KBO리그 데뷔 첫 실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윌커슨은 김재환을 초구 2루 땅볼로 잡고 5이닝 소화와 함께 KBO리그 데뷔승 요건을 충족했다.

롯데는 6회 초와 7회 초 추가 득점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6회부터 가동한 불펜진도 두산 타선을 실점 없이 막았다.

롯데 외국인 투수 윌커슨이 7월 26일 잠실 두산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잠실)=롯데 자이언츠

경기 뒤 롯데 래리 서튼 감독은 “윌커슨이 KBO리그 첫 등판인데 경기 내내 뛰어난 제구력으로 인상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사실 체력적인 부분, 스태미나가 정상적으로 올라오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80개 정도를 예상했었다. 선발에 이어 나온 불펜 투수들이 셧아웃 이닝을 만들었다”이라며 만족감을 내비쳤다.

이어 서튼 감독은 “공격적인 면에서는 두산의 훌륭한 선발 곽빈을 상대로 초반에 득점권 기회에서 타점을 올려주어 경기를 주도했다. 팬들을 위해 이기고자 하는 선수들의 단합된 모습과 원 팀으로서 승리 또한 기쁘다”라고 전했다.

KBO리그 데뷔전에서 데뷔승을 거둔 윌커슨도 취재진과 만나 “한국에서 첫 등판이라 긴장됐지만, 최대한 침착하게 스트라이크 존 안으로 공을 넣는 것에 집중했다. 경기 초반 팀 타선이 득점을 많이 내주면서 안정적으로 긴 이닝을 끌고 가는 걸 신경 썼다. 연패나 연승은 언제든지 끊길 수 있기에 경기 전 상황에 대해 의식하지 않았다. 그래도 팀 연패를 끊어서 만족스럽다”라며 미소 지었다.

윌커슨은 KBO리그에서 프레이밍 능력이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유강남과 호흡에도 큰 만족감을 내비쳤다.

윌커슨은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아야 수월하게 경기를 이끌 수 있는 스타일이라 카운트 싸움이 중요했다. 그래서 프레이밍 능력이 뛰어난 유강남과 호흡을 맞춘 게 만족스러웠다. 공을 던지는 타겟도 커서 마음에 들었다(웃음). 내가 모르는 타자들과 싸워야 했기에 유강남 선수의 리드를 믿고 던졌다. 사인에 단 한 번만 고개를 저었다(웃음)”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마지막으로 윌커슨은 “경기를 시작할 때는 괜찮았는데 뒤로 갈수록 피곤함을 느꼈다. 5이닝을 던진 게 좋은 선택이었다고 본다. 롯데 팬들의 응원에 큰 힘을 얻었다. 홈경기 때 더 많은 팬이 올 걸 알기에 홈경기 등판이 기대된다”라고 힘줘 말했다.

KBO리그 데뷔전에서 5이닝 2실점으로 팀 3연패 탈출을 이끈 윌커슨. 사진(잠실)=롯데 자이언츠

[잠실(서울)=김근한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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