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김영호 인선 임박…재조명받는 尹 인사 스타일

박숙현 2023. 7. 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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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인선 발표 전망
논란 공세에도 임명 강행 눈길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보의 방송통신위원장 지명과 김영호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이 이번 주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 21일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의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는 김 후보자(왼쪽). 2017년 11월 취재진 물음에 답하는 이 특보(오른쪽). /남용희기자·더팩트 DB

[더팩트ㅣ용산=박숙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이번 주 내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보를 방송통신위원장에 지명할 것으로 관측된다. 내정설이 불거진 후 약 두 달 만이다. 국회에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이 불발된 김영호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도 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하면서 임명 수순에 돌입했다. 장관급 인사 후에는 각종 의혹 제기나 논란에도 지명 철회나 경질하지 않는 윤석열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이 재조명받고 있다.

26일 대통령실과 여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번 주 이 특보를 방통위원장에 지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발표가 유력하다. 이 특보는 동아일보 정치부장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 청와대에서 대변인과 홍보수석을 역임한 대표적인 'MB맨'이다.

이 특보 내정설은 지난 5월 한상혁 전 방통위원장이 종합편성채널 재승인 심사 점수 조작 의혹 등으로 면직 처분된 이후 처음 제기됐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두 달 가까이 지명을 미뤘다. 아들 학교폭력 의혹과 이명박 정부 당시 언론 장악 의혹 등 논란이 불거지자 여론 향배를 지켜보며 숨 고르기에 돌입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다만 한 전 위원장 임기가 이달 31일까지인 데다, 한 전 위원장의 면직 처분 집행정지 신청이 항고에서도 기각되면서 신임 방통위원장 지명 명분이 충분해졌다고 대통령실은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인 체제인 방통위가 '1인 체제'로 운영될 수 있다는 우려도 배경으로 꼽힌다. 현재 방통위는 한 전 위원장 면직과 야당이 추천한 최민희 위원 후보 임명 지연으로 3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데 김효재 부위원장과 김현 상임위원 임기도 다음 달 중순 만료된다. 신임 방통위원장 임명까지 인사청문회 등 통상 한 달 정도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지명이 더 늦어질 경우 운영상 공백이 생길 수 있다.

대북 강경론자로 분류되는 김 후보자 임명도 임박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오는 27일까지 김 후보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재송부해달라고 요청했다. 여야는 지난 21일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실시했으나 송부 시한까지 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했다. 야당은 '북한 체제 파괴', '김정은 정권 타도' 등 김 후보자의 과거 극우 성향 발언, 자료 제출 비협조 등을 문제 삼으며 지명 철회를 주장하고 있다. 다만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대통령은 기한 내 보고서가 제출되지 않더라도 국회 동의 없이 김 후보자를 임명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이 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면 현 정부 출범 후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되는 15번째 국무위원이 된다.

올해 1월 1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를 위해 현충탑으로 향하고 있는 윤 대통령과 국무위원, 대통령실 참모진. /뉴시스

이번 장관급 인선 절차 과정에서 윤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각종 논란이나 의혹이 제기돼도 한번 임명하면 사람에 대한 신뢰를 쉽게 거두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날(25일) 헌법재판소의 탄핵소추 기각 결정으로 167일 만에 업무에 복귀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10월 이태원 참사 발생 후 비판 여론이 극에 달하며 이 장관 경질론이 여권 내에서도 제기됐지만 윤 대통령은 일축했다.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을 지난 5월 대통령직속 국방혁신위원회 위원에 임명한 것도 사례다. 김 전 장관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국방부 장관과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역임했던 인물이다. 현재는 '군 댓글공작'에 관여한 혐의로 파기환송심이 진행 중인데, 다음 달 예정된 선고 공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높아 임명이 적절하냐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그의 전문성을 강조하며 우려 목소리에 선을 그었다.

합을 맞춰본 이들을 재기용하는 것도 윤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이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의 인사기획관, 인사비서관, 공직기강비서관과 총무비서관은 물론 국무총리 비서실장,국가정보원 기조실장, 금융감독원장까지 검찰 출신으로 채워 임기 초반부터 비판받았다. 지난달 정부 출범 후 첫 개각에선 19개 정부 부처 중 12명 차관급 인사를 교체하고 이 중 5명을 대통령실 참모로 배치해 인적 쇄신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 원장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윤 대통령은 이미 검증된 사람을 신뢰한다는 특성이 있는데 관료적인 마인드다. 또 (인사에서) 어떤 문제가 드러나도 계속 밀고 나가는 경향도 있는데 자기 주도적인 국정 운영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윤 대통령 인사 스타일은 예측 가능하고 안정된 인사라는 장점이 있지만 과감한 쇄신이나 참신한 인재 발탁 부분은 취약하다고 볼 수 있다"면서 "과감히 새로운 인사도 발탁하고 탕평 인사도 하는 게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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