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안고 흔들었을 뿐"…'두개골 골절' 신생아 친부 구속영장 기각

생후 57일 된 아들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아버지 A씨가 2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스1

생후 57일 된 아들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아버지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26일 뉴시스에 따르면 인천지법 영장전담재판부(부장판사 이규훈)는 이날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친부 A씨(28)에 대해 "범죄혐의 소명 정도와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또 "아직 전문가의 의견이 나오지 않았다"며 "현 단계에서 구속의 필요 상당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A씨는 7월 인천 남동구에 소재한 자택에서 생후 57일 된 아들 B군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지난 24일 오전 6시16분쯤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했다. 119 구급대는 B군을 인천의 한 병원으로 옮겼으며, 병원은 24일 오전 10시40분쯤 생후 1개월 된 아이가 두개골 골절과 왼쪽 허벅지 골절, 뇌출혈 증상이 보인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B군은 중환자실에서 치료받다가 25일 낮 12시48분쯤 숨졌다.

경찰은 A씨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A씨를 긴급체포한 뒤 B군이 숨지자 죄명을 아동학대치사로 변경했다.

A씨는 "아이를 안고 흔든 것밖에 없다. 사망 이유는 모르겠다"며 "아이가 분유를 토해 119에 신고했고, 골절 이유는 모르겠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무직으로 그의 아내 C씨(30)가 생계를 전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재혼한 사이로 C씨에게는 B군의 초등학생 형 D군이 있다. D군의 몸에는 학대 흔적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사망한 B군은 머리부위 손상으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숨진 A군의 시신을 부검해 "정확한 사인은 추후 정밀감정이 필요하나, 머리부위 손상으로 인해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라는 1차 구두 소견을 경찰에 통보했다.

하지만 A씨는 혐의를 부인하며,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낮 법원 영장심사장에서 '혐의 인정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닙니다"라고 답했다. 또 '아이가 왜 다쳤는지 정말 모르시냐'는 질문에는 "정말 모릅니다"라고 말했다.

'혹시 떨어뜨리셨냐'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A씨는 "없습니다. 저도 억울합니다"라고 말했다. '아내는 아이 상태에 대해 알고 있었냐'는 질문에는 "그만 하세요. 억울합니다"라고 말한 뒤 심사장에 들어갔다.

경찰은 친모 C씨가 범행에 가담했는지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김미루 기자 miro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