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POINT] 손흥민을 다시 '득점왕' SON처럼...''5-1 대승' 포스테코글루 전술 합격점

김대식 기자 2023. 7. 26.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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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신임 감독은 손흥민의 활용법을 잘 이해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토트넘은 26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싱가포르에 위치한 싱가포르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라이언 시티와 프리시즌 친선전에서 5-1로 승리했다. 포스테코글루 체제 첫 승이다.

이번 경기를 앞두고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자신이 손흥민의 플레이스타일을 잘 이해하고 있고, 손흥민의 전술적 활용법을 잘 만들어낼 수 있다고 확신한 모습을 보여줬다. "난 손흥민을 잘 알고 있다. 오랫동안 알고 있었다"며 입을 연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은 뛰어난 선수다. 특히 골을 넣을 수 있는 윙어가 있는 팀의 플레이 방식을 좋아한다. 그는 엘리트다"라며 칭찬을 더했다.

이어 "손흥민은 측면에서 1vs1 플레이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러면서도 득점을 할 수 있는 능력은 정말로 값어치를 매길 수 없다. 우리는 훌륭한 선수들이 많이 있고, 공격적인 축구를 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며 손흥민이 다시 제모습을 찾을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손흥민도 "터치라인에서 상대 풀백과 일대일로 플레이하고, 수비 라인에 문제를 일으켰던 방식으로 뛰어왔다. 내가 넓게 위치하면 우리는 내부에 더 많은 공간을 갖게 될 것이고, 그 공간으로 뛰어들 것이다.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떻게 경기를 관리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며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자신에게 맡긴 역할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지난 시즌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손흥민이 아니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6시즌 연속 일관된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은 운이 좋지 않았다. 힘든 일이었다. 지난 시즌은 분명 최고는 아니었지만 30살이 되면서 가장 많이 배운 것 같다. 가장 많이 배운 한 해였다. 모두가 알고 있는 손흥민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2023-24시즌에 좋은 활약을 보여주겠다는 독기를 품은 모습이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라이언 시티와의 대결에서 손흥민을 선발로 내세웠다. 손흥민은 4-3-3 포메이션에서 좌측 윙어로 등장했다. 손흥민이 뛰는 방식은 확실히 2022-23시즌과는 달랐다. 당시에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손흥민을 좌측 윙포워드로 내보냈지만 좀 더 미드필더에 가깝게 뛰도록 만들었다.

이반 페리시치의 공격적인 능력을 살리기 위한 전술적 변화였다. 그러나 손흥민은 그런 역할로는 빛을 볼 수 있는 선수가 아니었다. 손흥민은 선수 생활 내내 그런 역할로 뛰어본 적이 없었다. 손흥민의 장점을 살릴 수 없는 전술이었다.

가뜩이나 손흥민은 시즌 도중 스포츠 탈장 부상을 당했고,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는 안와 골절 부상으로 쓰러졌다. 어울리지 않는 역할에 부상을 달고 뛰는 선수가 좋은 경기력이 나오는 건 불가능했다.

하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확실히 손흥민의 장점을 알고 있었다. 손흥민은 공격적인 역할에서 빛을 볼 수 있는 선수였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셀틱 시절부터 윙포워드에게 굉장히 넓게 뛰도록 요구했다. 상대 풀백을 끌어내서 수비진의 좌우 간격을 벌리기 위함이었다.

손흥민한테도 똑같은 지시를 내렸다. 전반 3분에 나온 장면이 대표적이다. 손흥민이 터치 라인에서 상대 풀백을 끌어당기자 빈 공간으로 바로 데스티니 우도지가 침투했다. 라이언 시티 수비진은 흔들렸고, 이는 해리 케인의 득점 기회로 연결됐다.

사실 손흥민을 측면에만 고정시켜놓는 건 손흥민을 완벽하게 활용하지 못한다. 손흥민은 돌파보다는 득점력이 뛰어난 선수이기에 페널티박스로 침투하는 동선을 보여줄 때 제일 위협적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이를 알고 있었다.

셀틱 시절과 다르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윙포워드인 손흥민에게 조금은 자유를 부여했다. 우도지가 공격적인 능력이 있는 선수이기에 때로는 손흥민은 중앙지향적인 동선을 가져갔다. 때로는 케인보다 높은 위치에서 공을 받을 준비를 했다.

득점 장면까지는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손흥민의 움직임은 콘테 감독 시절과는 180도 달랐다. 손흥민이 손흥민다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역할이었다.

손흥민에게 적절한 역할을 부여했다는 점과 더불어 제임스 메디슨과의 호흡도 매우 긍정적이었다. 메디슨은 중앙 미드필더 중 좌측 지역을 맡았다. 손흥민이 측면으로 넓게 벌리면 메디슨이 좌측 하프스페이스로 침투했다. 두 선수는 서로 호흡을 맞추는 첫 경기다보니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서로의 전술적 역할을 잘 이해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손흥민이 측면 돌파를 시도해 골대 근처로 이동하면 메디슨은 조금 더 뒤에 머물러 손흥민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줬고, 동시에 오른발 슈팅각을 만들었다. 손흥민은 수비수를 끌어당길 때마다 메디슨에게 패스를 건넸고, 메디슨은 여러 차례 좋은 슈팅 기회를 잡았다.

토트넘은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체제 이후로 가장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하고 있다. 기존 선수단이 얼마나 빠르게 포스테코글루 감독 전술에 적응하는지가 이번 시즌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손흥민 개인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손흥민은 생각보다 빠르게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요구를 파악한 것처럼 보인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자신의 전술 속에 손흥민을 끼워맞추는 것이 아니라 전술과 선수 역량을 잘 어우러지게 만들도록 노력 중인 모습이다. 2023-24시즌 건강해진 손흥민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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