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폐허 속 다시 일어난 대한민국… 희망을 재건하다
한미동맹 70주년 맞아 27일 대중 공개
"밝은 모습, 능동적 재건 참여 인상적"
미군과 UN의 한국 원조, 재건사업은 6.25 한국전쟁 중에 시작해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체결·비준됐던 1953~1954년, 무상원조에서 유상원조로 정책 전환이 모색되던 1962~1963년 시기에 활발히 전개됐다. 이를 기반으로 한국은 전쟁의 폐허 속에서 재건의 기치를 올릴 수 있었다. 이 시대를 엿볼 수 있는 귀중한 기록 영상이 정전협정 70주년을 맞아 대중에 공개된다.
한국영상자료원(원장 김홍준, 이하 영상자료원)은 한국전쟁 정전협정 및 한미상호 방위조약 70주년을 맞아 문화체육관광부의 후원으로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 등지에서 발굴한 미군 촬영 기록영상을 오는 27일부터 한 달간 KMDb 사이트를 통해 공개한다. 이 영상은 NARA 및 남캐롤라이나 대학 도서관에 소장된 자료들이다. 서울, 인천, 부평, 안양, 의정부, 파주, 고양, 동두천, 포천, 원주, 대구 그리고 ‘수복지구’ 철원 지포리 등지에서 미군과 UN이 한국 국민과 함께 전쟁의 상흔을 딛고 활발히 진행했던 재건 사업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담겼다.
발굴된 영상들은 냉전기 이념 체제 경쟁에서의 우월함과 미국의 인도주의적 모습을 홍보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촬영됐다. 그 과정에서 ‘지원하고 지도하는 미군과 그에 수동적으로 따르는 한국인’의 구도가 의도적으로 강조된 연출이 보여 아쉬움을 남긴다. 하지만 영상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그러한 촬영 의도와 무관하게 적극적으로 재건 사업에 임하는 일선의 미군들, 나아가서는 한국의 지역민들과 정서적으로 공감하고 함께 땀을 흘리는 모습들이 생생하게 드러난다. 파주여자상업고등학교의 학생들과 미군이 함께 배구 시합을 하는 장면은 진정성 있는 원조의 현장을 여실히 담고 있다고 영상자료원 측은 설명했다.
김홍준 영상자료원장은 26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 KOFA에서 열린 ‘한미동맹 70주년, 기록 영상 발굴 공개 언론시사회’에서 “이번 발굴은 대한민국이 전쟁의 폐허 속에서 다시 일어나는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는 기회”라며 “한미동맹의 의미도 함께 되짚어보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상자료원과 공동 조사한 강성현 성공회대 동아시아연구소 교수는 “전후 미군의 재건 영상이지만, 한국인들의 모습이 밝고 수동적이 아닌 능동적으로 재건에 참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라며 “그런 맥락에서 영상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번에 발굴된 영상은 필름 24릴 약 190여 분 분량이다. 그중 가장 핵심적인 6릴을 선정해 오는 27일부터 한 달간 영상자료원 KMDb VOD 기획전을 통해 일반에 공개한다. 이번에 발굴 수집한 24릴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130여 릴을 수집, 연구 및 해제 작업을 거쳐 내년 상반기 중 한국영상자료원 KMDb의 ‘기록영상 컬렉션’ 페이지를 통해 대중에 공개할 예정이다.
윤기백 (gibac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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