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좨송" 고개 숙였던 노부부…"오늘은 조은날 갓아요" 반전 일어났다
"사장님 맞춤법 배우지 마세요. 노량진 방문하면 꼭 들를게요."
"건강 잘 챙기셔야 해요. 너무 늦게까지는 하지 마세요."
한 노부부가 운영하는 분식점에 혹평 리뷰가 달리자 틀린 맞춤법으로나마 일일이 사죄한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배달 앱(애플리케이션)뿐 아니라 포털 지도 앱 후기를 통해서도 이들의 음식점에 응원이 줄을 잇고 있다.
사진을 보면 해당 음식점의 배달 앱 후기란에는 약 5개월 전부터 불만이 담긴 리뷰가 올라왔다. 오이냉국수 등을 주문한 한 손님은 "오이 빼달라고 했는데 넣을 수 있는 곳에 다 넣었다. 요청사항 좀 읽어달라"며 별점 1개를 남겼다.
이에 사장은 키보드를 치는 것이 서툰 듯 틀린 맞춤법으로 "너무 좨송합니다. 다음엔 육수 만이(많이) 드릴개요"라고 했다. 이후에도 사장은 해당 손님에게 "또 주문 안하새요? 재가 원하시는 매뉴(메뉴) 하나 더 드리고 십은대(싶은데) 다음에 혹시라도 주문 주시면 냉면 얘기 꼭 하새요. 그래야 재가 기역(억)하니까요"라고 답글을 남겼다.
칭찬 리뷰에도 사장은 "항상 맛이 한결갓(같)지는 안갰지만 맛잇개 할려고 노력한답니다. 이럭캐(이렇게) 저를 도와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라고 답을 썼다. 이밖에 "그동안 겨우 유지하다 배민 덕분에 요즘 살고 있어요. 리뷰를 너무 잘 써주신 거 알아요. 눈물이 핑 돌앗다" 등의 답글을 남겼다.
맞춤법엔 서툴지만 식당 운영에 노력하는 노부부의 사연에 관심이 쏠리면서, 해당 분식점 관련 지난해 8월 한 커뮤니티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 글 작성자 A씨는 "할아버지께서 최근에 수술도 하셨다"며 "주문이 몰려 들어오면 조금 당황하시기도 한다. 배달 앱 설정을 잘 못하신다"고 했다.
한 손님은 후기에 "세상엔 오이냉국수에 오이 빼고 달라는 사람도 있지만 저는 줏대 있게 김치전에 김치 넣어 먹는다. 양 진짜 많고 크기도 엄청 크다"는 글을 남겼다.
그러자 부부 역시 "어떤분이 전이 맛나다고 리뷰를 잘 올려주셔서 오늘 김치 큰통 하나다 나갓읍니다"고 답했다. 다른 후기에도 부부는 "오늘은 조은날갓아요. 이럭캐(이렇게) 도와주시는 분들이 만아 행복합니다. 앞으로도 맛있개해드릴개요. 잘 부탁드려요"라며 정성스럽게 인사를 전했다.
동료 자영업자도 이들 부부를 응원하고 나섰다. 자영업자라고 밝힌 A씨는 배달 앱 배차와 관련된 여러 노하우를 전하며 "제가 시간 여유가 되면 직접 가서 뭐든 도와드리고 싶은데 상황이 여의찮아 이렇게라도 글을 남긴다"고 썼다.
배달 주문뿐 아니라 실제 방문을 예고하는 글도 이어졌다. 유명 포털 지도 앱 리뷰에는 "OO분식 맛있다는 글이 많아요. 노량진 갈 일 있으면 김밥하고 떡볶이 먹어보고 싶습니다" "다음 주 서울 가는데 꼭 가려고요. 사진만 봐도 맛있어 보여요" 등 글이 300건 넘게 게시됐다.
전날 밤 9시쯤 가게를 방문했다는 한 누리꾼은 "덩치 큰 남자 둘이서 소주 한 병에 김치볶음밥, 라면, 참치김밥을 먹었다"며 "서울살이에 지쳤는데 갑자기 들어간 음식점에서 고향 음식을 맛보는 기분이었다"고 적었다.
김미루 기자 mir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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