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추 280%·시금치 185% 올랐다... 극한 날씨에 극한 채소값
최근 ‘극한호우’(1시간 동안 강수량이 50mm이고, 3시간 누적으로 90mm를 넘기는 호우)에 이어 불볕더위가 덮치며 밥상에 오르는 채소 가격이 큰 폭으로 뛰었다. 당분간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채소 수급 불안을 겪을 것으로 예측된다.
26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장마철에는 극한 호우가 쏟아지다가 2~3일간 뙤약볕이 내리쬔 뒤, 재차 비가 쏟아지는 날씨가 반복됐다. 그 여파로 수급에 직격타를 맞은 비닐하우스 등 시설 채소류 가격은 고공 행진을 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25일 기준 청상추(상품) 4kg당 도매가격은 7만2860원으로 한 달 전(1만9215원)보다 279% 올랐다. 지난 21일엔 9만360원까지 뛰기도 했다. 이 기간 시금치(상품)와 깻잎(상품)도 각각 185%, 119% 올랐다.
장마가 지나며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됐지만, 폭우 가능성은 여전하다. 기상청 관계자는 “장마 후에도 국지성 집중호우나 태풍 때문에 폭우가 쏟아질 때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시설 채소뿐만 아니라 배추와 무 같은 노지 채소에는 최악의 생장 조건이다. 김원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 원예실장은 “엽채료 시설 채소나 노지 채소는 폭우에 물을 잔뜩 머금고 있다가 강한 햇빛을 받으면 순식간에 녹아내리듯 쪼그라들게 된다”고 했다.
이 때문에 8~9월까진 채소 수급이 원활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작년에도 장마 이후 뙤약볕이 내리쬐면서, 6월 10kg당 1만24원이던 배추(상품) 도매가격이 9월 3만2343원으로 223% 뛰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오이나 깻잎 등은 비가 와 해가 뜨지 않거나, 햇빛이 너무 강해 생육이 지연되면서 한동안 수급 불안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여름철 배추 생산은 강원도 고랭지 작황이 무너지면 대안이 없다”고 했다.
이날 추경호 경제부총리와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등은 간담회를 열고 물가 안정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는 상추를 다시 심는 데 6억5000만원을 지원하는 등 채소 출하 확대를 장려하고, 이달 말부터 다음달까지 최대 100억원을 투입해 최대 30% 수준의 대대적인 채소류 할인 판매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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