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살인' 조폭 29년 만에 기소...행동대장 정동섭 공개수배

나현호 2023. 7. 26.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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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1994년, 서울 도심 흉기 난동으로 2명을 숨지게 한 폭력조직 행동대원이 붙잡혀 29년 만에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사건 이후 중국으로 밀항해 도피해오다가 지난해 우리 영사관을 통해 자수한 건데요.

처벌을 피하려고 공소시효가 다 끝난 뒤 중국으로 밀항했다고 주장하다가 거짓말이 들통 났습니다.

나현호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994년 12월 우리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서울 도심 호텔 보복 살인 사건,

당시 폭력 조직 영산파 12명이 결혼식을 끝내고 나오는 신양파 조직원 등을 덮쳤습니다.

흉기 공격을 받은 2명이 숨지고, 2명이 크게 다쳤습니다.

사건에 가담한 10명은 처벌받았지만, 행동대원 A 씨는 숨어다니다가 배를 타고 중국으로 밀항했습니다.

그동안 중국 공안을 피해 허드렛일을 하며 도피 생활을 이어가던 A 씨는 우리나라 영사관을 찾아 자진 신고해 국내로 입국했습니다.

해경 조사 과정에서 A 씨는 살인죄 공소시효인 15년을 이미 지났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이미 2005년부터 중국에서 A 씨를 봤다는 목격자 진술과 공범들의 녹취록을 통해 일찌감치 2003년에 중국으로 건너간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피의자가 수사망을 피하려고 해외로 도주한 경우 공소시효가 정지되는 규정을 알고 친 '2016년 밀항 거짓말'이 들통 난 겁니다.

[이영남 / 광주지방검찰청 차장검사 : A가 공소시효 완성 이전인 2003년 가을경 중국으로 밀항한 이래, 약 20년간 도피 생활을 이어온 사실을 확인하고 A의 공소시효가 아직 남아 있음을 규명하였습니다.]

29년 전 사건 피의자 중에 유일하게 잡히지 않은 건 행동대장인 55살 정동섭 씨,

건설사 임원이면서 투자회사도 운영하는 정 씨에 대해 검찰이 공개 수배에 나섰습니다.

A 씨와 중국에서 수차례 만나고 공소시효가 끝났다는 주장을 하기 위해 말도 미리 맞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최순호 / 광주지방검찰청 반부패·강력수사부장검사 : (국내로) 들어올 때는 그런 의문이나 이런 걸 차단하기 위해서 2016년에 밀항한 것으로 사전에 정동섭이나 다른 사람이나 다 짜고 시나리오를 만든 다음에 이렇게 들어온 것입니다.]

검찰은 A 씨의 살인 혐의 외에도 밀항단속법 위반 혐의를 추가해 기소했습니다.

또 이들의 밀항과 도주 행각에 아직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영산파가 개입했는지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습니다.

YTN 나현호입니다.

촬영기자 : 문한수

YTN 나현호 (nhh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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