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년만에 돌아온 전쟁영웅의 유해…윤 대통령, 거수경례로 영접(종합)

최동현 기자 정지형 기자 2023. 7. 26.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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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전사자 고(故) 최임락 일병의 동생 최용씨(79)는 26일 73년 만에 고국의 품으로 돌아온 형님의 유해 앞에서 편지를 낭독하다 목이 메인 듯 말문을 닫고 목을 가다듬었다.

윤 대통령은 최씨의 편지 낭독이 끝나자 흰 장갑을 끼고 최임락 일병 유해함 위에 참전기장을 수여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봉환식에 앞서 최 일병 유족들과 따로 만나 "최고의 군 예식으로 맞이하도록 준비했다"며 "73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최 일병을 조국의 품으로 다시 모시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고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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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엔 '121879 태극배지'…참전기장 수여 후 69초간 묵념
운구 차량 사라질 때까지 '거수경례'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국군 전사자 유해 봉환 행사에서 6·25전쟁 당시 전사해 하와이에 임시 안치됐던 7명의 국군 용사 유해에 참전기장을 수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7.26/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정지형 기자 = "지금 형님은 해군에 보낸 제 아들의 품 안에 계시는데, 편안하신가요?"

국군전사자 고(故) 최임락 일병의 동생 최용씨(79)는 26일 73년 만에 고국의 품으로 돌아온 형님의 유해 앞에서 편지를 낭독하다 목이 메인 듯 말문을 닫고 목을 가다듬었다.

떨리는 목소리로 낭독을 마친 최씨는 형님의 유해가 담긴 봉안함 위에 편지를 올려놓은 뒤 돌아섰다. 뒤편에서 그의 모습을 바라보던 윤석열 대통령은 정중한 목례로 위안을 건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6·25전쟁 국군전사자 유해봉환 행사'에 참석해 전사자에 대한 예우를 갖췄다. 윤 대통령은 정부 출범 후 처음 엄수된 이번 행사를 직접 주관했다.

고국으로 돌아온 호국영웅들의 유해는 총 7위로, 미국 하와이를 출발해 이날 저녁 8시15분 공군 특별수송기 시그너스(KC-330)를 통해 서울공항에 착륙했다.

전사자를 태운 수송기는 방공식별구역(KADIZ) 진입 시부터 공군 F-35A 편대 호위를 받았으며, 전사자 중 유일하게 신원이 확인된 고(故) 최임락 일병의 고향인 울산 지역 상공을 거쳐 돌아왔다.

윤 대통령은 검은색 정장에 왼쪽 가슴에는 '121879 태극기 배지'를 단 차림으로 영웅들의 귀환을 맞이했다. 곁에는 최임락 일병의 유가족인 최용씨와 부인 이복순씨, 이종섭 국방부 장관, 조태용 안보실장 등이 동행했다.

군은 유해가 조국의 땅에 첫발을 내디딜 때 애국가 연주와 예포 21발로 최고의 예우를 보였다. 윤 대통령은 유해 7기가 모두 내려질 때까지 결연한 얼굴로 경례를 유지했다. 최임락 일병 유해는 조카인 최호종 해군 상사가 직접 모셨다.

윤 대통령은 최씨의 편지 낭독이 끝나자 흰 장갑을 끼고 최임락 일병 유해함 위에 참전기장을 수여했다. 이후 참석자 전원과 함께 고개를 숙이고 유해 앞에 묵념했다. 윤 대통령의 묵념은 69초간 계속됐다.

윤 대통령은 국군전사자들의 유해를 태운 운구 차량이 공항 뒤편으로 사라질 때까지 '거수 경례'를 유지하며 마지막을 지켜봤다. 운구 차량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자 유가족의 손을 한 명 한 명 맞잡고 다시 인사를 건넸다.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국군 전사자 유해 봉환 행사에서 6·25전쟁 당시 전사해 하와이에 임시 안치됐던 7명의 국군 용사 유해를 맞이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7.26/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유해는 서울현충원 내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으로 봉송된다. 이후 최임락 일병 유해는 유가족과 협의를 거쳐 대전현충원에 안장되고, 다른 6위는 신원 확인을 위한 정밀감식과 유전자(DNA) 검사 등이 진행된다.

이날 봉환된 유해 7위는 한국전쟁 당시와 이후 미군이 수습해 하와이에 보관 중인 유해, 북한이 1990~1994년 발굴해 미국으로 송환한 유해, 1996~2005년 미군과 북한군이 공동 발굴해 미국으로 송환한 유해 중 국군으로 판단된 유해다.

최임락 일병은 한미 공동감식을 통해 시료를 채취한 유전자 정보와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에 등록된 유가족 유전자 정보가 일치하는 것이 확인됐다.

최임락 일병은 1931년 울산에서 태어나 1950년 8월 말 만 19세 나이로 육군에 자원입대했다. 이후 카투사로 미 7사단에 배치돼 인천상륙작전에 참전했으며 1950년 12월 장진호 전투에서 전사했다. 최 일병의 형인 고 최상락 상사도 1950년 8월 영덕-포항전투에서 북한군 5사단에 맞서 싸우다가 전사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봉환식에 앞서 최 일병 유족들과 따로 만나 "최고의 군 예식으로 맞이하도록 준비했다"며 "73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최 일병을 조국의 품으로 다시 모시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고 위로했다.

이날 봉환식에는 이종섭 국방부 장관, 김승겸 합참의장, 박정환 육군참모총장, 이종호 해군참모총장, 정상화 공군참모총장, 김계환 해병대사령관 등이 참석했다. 미 측에서는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 폴 라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 등이 자리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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