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발 묶인 홍준표, 시정 전념하며 대권 가도 '터닦기'
"로우키로 대구 시정에만 전념하며 때를 기다릴 것으로 보여"
[서울=뉴시스] 정윤아 이지율 한은진 기자 = 홍준표 대구시장이 26일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10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 정치적 발이 묶여 당내외 현안에 대한 행보가 제약됐다. 이에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홍 시장은 향후 자숙하며 대구시정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중앙 정치의 흐름을 예의주시하며 대권 가도를 닦을 전망이다.
홍 시장은 전국적으로 호우경보가 발효된 상황에서 골프를 치고, 해명 과정이 문제가 돼 윤리위 징계를 받았다.
논란이 된 뒤 대구시청에서 직접 허리를 숙여 사과하고, 사흘간 봉사활동을 했지만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홍 시장은 당초 예상보다 높은 당원권 정지 10개월을 받았다.
황정근 윤리위원장은 징계 사유로 "홍 시장은 당 대표와 대통령 후보를 지내는 등 주요 정치 지도자로서 더 엄격한 윤리 기준을 지켜야 한다"며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도 당내 유력 후보로서 국민은 그의 언행과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면서 개인 뿐 아니라 소속 정당인 국민의힘에 대해서도 함께 평가하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홍 시장은 징계 후 페이스북에 "더 이상 이 문제로 갑론을박 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더이상 갈등이 증폭되고 재생산 되는 것은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는 아직 3년이라는 긴 시간이 있다"고 덧붙였다.
윤리위 징계의 옳고 그름을 떠나 더 이상 문제 삼지 않겠다는 뜻이다. 또 '3년이라는 긴 시간'은 선출직 대구시장으로서의 남은 임기로, 이제 당무에 대한 공개적 관심을 접고 대구시정에만 전념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당원권 정지 징계는 대구시장 직무를 수행하는 데에는 지장이 없다.
다만 홍 시장이 내년 총선에서 대구지역 공천에 영향력을 발휘하는데는 제약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논란이 터지기 전 홍 시장이 내년 대구경북 물갈이론을 언급하면서 전체는 아니라도 대구경북 일부 지역 공천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당원권 정지 10개월이 끝나는 시점은 2024년 5월로 총선이 끝나고 난 뒤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총선 때까지 홍 시장이 어떤 역할을 못하게 하려는 것이란 주장도 제기된다.
황 윤리위원장은 당원권 정지 기간을 6, 12개월이 아닌 10개월로 정한 것에 대해 뉴시스에 "법원에서 징역선고 할 때도 10개월로 한다"며 "윤리위에서도 10개월 한 적이 있다. 제가 판사 출신이라 1년이 과해서 좀 깎아준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단순히 윤리위원들의 생각만으로 이같은 징계수위가 나오진 않았을거란 의구심도 있다.
홍 시장은 그간 주요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며 차기 대권 도전에 대한 뜻을 숨기지 않았다. 당대표, 대선주자로 쌓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각종 당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존재감을 드러냈다. 또 정권초기부터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 발언, 정책 논란에 대해 일선에서 옹호했다.
당내에서 이런 홍 시장의 행보를 견제하는 일부 친윤 의원들이 홍 시장의 손발을 옥죄기 위해 당원권 정지 1년, 제명 등 중징계를 주장했다는 분석도 있다.
이에 홍 시장이 이번 징계로 잠시 몸을 사리겠지만 본인 스타일대로 다시 때를 기다릴 거란 전망이 나온다.
과거 홍 시장은 경남도지사 시절인 2015년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돼 당헌당규에 따라 자동으로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이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사태로 마땅한 대선주자가 없자 인명진 당시 비대위원장은 홍 시장의 당원권 정지를 풀어 대선후보로 나갈 수 있게 했다.
홍 시장은 탄핵 대선에서 졌지만 24%란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당대표를 맡았다. 당대표로 있으면서 대법원에서 성완종 리스트 관련 무죄를 선고 받았다.
2018년 당대표를 하면서 지방선거 참패와 2020년 총선 땐 공천 탈락 등을 겪었지만 지난해 대선경선에 등장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홍 시장 성격에 우선 조용히 이번 일을 복기하며 때를 기다릴 것"이라며 "로우키로 가며 대구시정에 전념하다 김기현 지도부가 이상한 방향으로 가면 다시 일침을 가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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