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심’으로 시작한 거래가 ‘대포통장’까지
[KBS 춘천] [앵커]
최근,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젊은 층 사이에서 대포 폰이나 대포 통장 거래가 적잖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며 소액의 '휴대전화 유심' 거래로 시작해 대포 통장거래까지 이어지기도 하는데요.
하지만 한순간 잘못된 선택으로 피해자이자 범죄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유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4월, 대학생 정 모 씨는 지인으로부터 솔깃한 말을 들었습니다.
휴대전화 선불 유심을 개통해 넘기면 유심 1개당 5만 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정 모 씨/음성변조 : "신용불량자들한테 넘겨주는 그런 게 있다 해서 엄청 위험한 일은 아니다, 경찰에 걸릴 일도 없다, 이런 식으로..."]
유심 3개를 넘겨주자 더 큰 제안이 들어왔다고 말합니다.
통장을 넘겨주면 한 달에 150만 원을 벌 수 있다는 겁니다.
단, 조건은 보증금.
정 씨는 보증금으로 600만 원을 이 지인에게 보냈습니다.
그런데, 통장을 넘기지 않으니 되려 변상금을 물어내라며 협박을 받는 처지가 됐다고 말합니다.
[정 모 씨/음성변조 : "천만 원 정도를 사기를 당했는데 이게 불법적인 일에 연루된 거라서 신고하기가 꺼려져 가지고."]
가해자로 지목된 지인은 온라인으로 알게된 윗선의 지시를 받은 것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정씨 지인/음성변조 : "전 연결만 해줬지 똑바로 아는 게 없어요."]
실제로 온라인에는 유혹의 글이 쏟아집니다.
선불 유심을 많게는 26만 원까지 현금으로 산다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이런 거래는 전기통신사업법상 엄연한 불법행위입니다.
이후 사기나 협박 등 피해를 봤다해도 구제를 받기는 커녕, 처벌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강대규/변호사 : "선불폰 유심 거래가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습니다. 명백한 불법이기에 이런 요구에는 절대 응하지 않아야 합니다."]
지난해, 경찰에 적발된 대포폰은 5만 3천여 건으로 5년 전보다 3배 넘게 늘었습니다.
KBS 뉴스 이유진입니다.
촬영기자:홍기석
이유진 기자 (newjean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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