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홍준표 ‘수해 때 골프’ 당원권 10개월 정지 중징계…홍 “더 이상 갑론을박 말길”
국민의힘 윤리위 의결…홍준표 시정 활동엔 별 영향 없을 듯
홍, 대구서 수해 복구 활동 중 길 막고 통제…‘황제 봉사’ 빈축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윤리위)가 ‘수해 골프’로 비판받은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해 26일 당원권 정지 10개월 징계를 의결했다. 홍 시장은 “더 이상 이 문제로 갑론을박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윤리위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회의를 열고 윤리위원 만장일치로 홍 시장 징계를 결정했다. 대구에 호우주의보가 발령되고 인근 경북 등 전국에서 폭우로 인한 사망·실종자가 잇따르던 지난 15일 대구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고, 이후 이에 대한 비판을 반박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이 이유다. 홍 시장은 수해 복구 활동을 이유로 이날 윤리위에 출석하지 않고 소명서를 제출했다.
홍 시장은 이날 윤리위 징계 결정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더 이상 갈등이 증폭되고 재생산되는 것은 원치 않는다”며 “나는 아직 3년이라는 긴 시간이 있다”고 했다. 앞서 홍 시장은 수해 중 골프가 논란이 된 후 “주말에 골프 치면 안 된다는 규정이 어디 있나” “쓸데없이 트집 잡는다”며 당당하다는 태도를 보였다. 한때 제명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홍 시장은 징계가 유력해지자 지난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했다. 윤리위에 사과문, 의견서, 비상상황 근무현황표 등을 제출하고 논란이 된 SNS 글을 삭제했다. 하지만 20일 윤리위에서 징개절차 개시가 결정되자 ‘훗날을 도모하기 위해 가랑이 밑을 기는 치욕을 견뎌낸다’는 “과하지욕(袴下之辱)”이라는 사자성어를 SNS에 올렸다가 삭제해 사과 진정성을 의심받았다.
당원권이 정지됐지만 홍 시장 시정 활동에는 별다른 제약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소속으로 공직선거 출마가 불가하지만, 다음 대선까지는 3년7개월 넘게 남았다. 윤리위가 여당 지도부에 쓴소리를 이어온 홍 시장을 탄압한다는 인상을 주지 않는 동시에, 민심과 배치된 행위에 당원권 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렸다는 정치적 명분까지 확보하려 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홍 시장이 당 징계를 받은 것은 경남지사 시절인 2015년 7월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기소되면서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은 지 8년 만이다.
한편 홍 시장이 지난 24일부터 경북 예천군 감천면 천향2리 갓재미마을에서 벌이고 있는 수해 복구 활동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대구시는 현장에서 영상 촬영을 대부분 제한했으며, 이후 동영상과 사진 등만 제공했다. 수해 지역을 통하는 유일한 도로를 공무원이 막고 신원까지 확인하면서 ‘봉사’가 아닌 ‘봉쇄’라는 말까지 나온다. ‘황제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대구시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홍 시장과 봉사활동을 벌인 공무원 복장은 땀과 진흙이 범벅돼 있지만, 홍 시장 옷차림은 깨끗한 편이다. 경북 지역 한 공직자는 “보여주기식 봉사활동을 하며 현장을 통제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정대연·이두리·김현수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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