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두 달 만에 숨진 영아, 직전 5일간 3차례 병원 이송

인천에서 ‘생후 두 달만에 숨진 영아’는 직전 닷새 동안에 3차례나 병원으로 급히 옮겨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2차례는 119구급대에 의해, 나머지는 아버지가 직접 이송했다고 한다. 이 가운데 당시 신고를 한 친모는 “꼭 연필 같은 걸로 찍은 것처럼 멍이 있었다. 아기가 막 자지러지게 울다가 숨을 헐떡였다”면서도 폭력이나 학대는 없었다고 알렸다.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아기가 머리 부위 부상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부검 결과가 나왔다.

인천 남동구 자택에서 생후 57일 된 아들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이 26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미추홀구 인천지법 영장실질심사장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다. 뉴시스

26일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생후 57일 된 영아 시신을 부검한 뒤 “추후 정밀 감정이 필요하나 머리 부위 손상으로 인해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1차 구두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이에 더해서 경찰 측은 음식물을 먹지 못하는 굶은 정황은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봤다.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받는 20대 아버지는 이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정에 들어섰다. 이 과정에서 “혐의를 인정하느냐”, “아이를 떨어뜨린 적이 있느냐” 등의 취재진 질문에는 “억울하다”고 짧게 답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도 “아이를 안고 흔든 것밖에 없는데 왜 사망했는지 모르겠다”면서 “아이가 분유를 자꾸 토해서 119에 신고했다”고 학대 혐의를 전면 부인한 바 있다. 안타깝게 하늘나라로 간 아기는 앞서 병원에 급히 이송됐을 때 이미 두개골이 골절되고 뇌출혈 증세까지 보인 바 있다.

이와 별개로 경찰 조사에서는 “아이가 분유를 잘 먹지 않고 경기를 일으키는 등 증세를 보여 병원에 데려간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지난 20∼24일 병원에서 3차례 치료를 받았다고 했다.

해당 남성은 인천시 남동구 자택에서 자신의 아들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24일 오전 “아이가 구토를 한다”며 119에 신고했다. 소방당국으로부터 이송된 아기에게서 병원 측이 아동학대가 의심되는 정황을 발견, 당일 오전 10시40분쯤 경찰에 이를 알렸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아버지를 긴급체포하고 전날 낮 12시48분쯤 치료 중이던 아이가 숨지자 죄명을 아동학대치사로 변경했다. 경찰은 숨진 아기의 어머니도 학대에 가담한 정황이 있는지를 조사 중이다. 이들 부부는 재혼한 사이에, 남성은 별다른 직업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