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코엑스서 ‘갤럭시Z 플립5·폴드5’ 공개...틈새 없애고 사용성 높여
플립5, ‘플렉스 윈도우’ 3.39인치 확대
‘13.4㎜·253g’ 폴드5, 가볍고 얇아졌다
26일 오후 8시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신제품 공개)’ 행사장. 국내외 미디어, 바이어 등 1500여명이 모여 발딛을 틈이 없었다. 그 동안 미국 뉴욕, 영국 런던 등 해외에서만 열렸던 갤럭시 언팩의 국내 개최는 이번이 처음이다.
무대에 오른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이 “그 동안 폴더블 기술로 모바일 업계를 혁신하고 새로운 표준을 제시했다”면서 폴더블 스마트폰 신제품을 스크린에 띄웠다. 관중석에서 “와” 하는 탄성과 함께 여기저기서 플래시가 터졌다.
위로 여닫는 클램셸(조개껍질) 형태의 갤럭시 Z플립5(플립5)와 옆으로 펴고 접는 갤럭시 Z폴드5(폴드5)가 첫 모습을 드러냈다. 노 사장은 “플립5와 폴드5는 삼성전자의 혁신적인 기술을 통해 다양한 고객의 요구에 맞는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실현한 최신작”이라고 말했다.
이날 모인 미디어와 바이어의 가장 큰 관심은 플립5와 폴드5에 새로 장착된 ‘힌지(경첩)’였다. 저마다 행사장에 마련된 신제품을 여닫으며 힌지 부분에 틈새가 생기는지부터 살펴봤다. 삼성전자는 전작까지는 제품을 닫았을 때 접히는 부분에 약간의 틈새가 생기는 ‘하이드어웨이 힌지’를 사용했다. 반면 구글·오포·샤오미 등 경쟁사들은 최근 힌지 기술력을 높이면서 틈새가 없는 ‘물방울 힌지’를 채택하기 시작했다. 물방울 힌지는 제품을 접었을 때 디스플레이가 물방울 형태로 힌지 안에 말려들어가 틈새가 생기지 않는다. 다만 이 방식은 방수 기능이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날 삼성전자가 공개한 플립5와 폴드5에도 물방울 힌지가 적용됐다. 삼성은 이를 ‘플렉스 힌지’라고 불렀다. 외부 충격을 분산시키는 구조로 힌지가 설계돼 내구성이 강하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플렉스 힌지 채택에도 전작과 마찬가지로 방수 등급은 플립5·폴드5 둘다 IPX8(수심 1.5m에서 최대 30분 방수)을 받았다.
힌지 외에 눈에 띄는 변화는 플립5의 커버 디스플레이 ‘플렉스 윈도우’의 크기였다. 전작인 플립4는 1.9인치 크기였지만 신작은 3.39인치로 커졌다. 플립4는 카카오톡 메시지가 오면 열지 않고 커버 디스플레이를 통해 문자 확인까지 가능했지만, 답장은 할 수 없었다. 반면 플립5는 열지 않고도 겉화면에서 키보드를 띄워 답장할 수 있게 됐다.
접은 상태에서 측면 버튼을 두번 눌러 카메라를 실행해 봤다. 손바닥을 펼치는 제스처로 ‘셀피’를 찍었다. 스마트폰을 열지 않고 바로 커버 디스플레이를 통해 셀피 사진을 확인할 수 있어 편리했다. 작은 화면이지만 동영상도 띄울 수 있었다. 출퇴근시 ‘만원’인 좁은 지하철 공간에서 영화나 드라마를 감상하기에 좋을 듯했다. 이외에도 커버 디스플레이를 통해 주식 시세·날씨·일정 등도 확인할 수 있다.
폴드5는 전작 대비 얇고 가벼워지면서 휴대하기 좋아진 것도 특징이다. 접었을 때 두께는 13.4㎜로, 전작 대비 2㎜ 이상 줄었다. 무게도 253g으로 전작보다 10g이 가볍다. 경쟁제품인 구글의 픽셀폴드보다는 1.3㎜ 두껍지만, 무게는 30g이 덜 나간다.
폴드5는 펼쳤을 때7.56인치 대화면을 지원한다. 메인 디스플레이의 최대 밝기는 갤럭시 S23과 동일한 1750nit까지 지원된다. 강한 햇빛 아래서도 선명하고 깔끔한 화면을 즐길 수 있다.
특히 폴드5는 내부 발열을 줄이는 데 신경을 썼다. 갤럭시 S23에 적용된 퀄컴의 스냅드래곤8 2세대 프로세서(AP)가 탑재되면서 안정적이고 빠른 연산이 가능해졌다. 내부 열을 분산시키는 ‘베이퍼 챔버’ 크기도 전작 대비 38% 커졌다. 갤럭시 S22에서 엑시노스AP의 발열을 막기 위해 고사양 게임 작동 시 성능을 일부러 낮추는 소프트웨어 ‘GOS(게임 최적화 서비스)’ 활성화를 강제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 경험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출고가는 전작 대비 올랐다. 메모리 256GB 기준으로 플립5는 139만9200원, 폴드5는 209만7700원이다. 전작의 같은 사양 대비 플립5는 4만6200원, 폴드5는 9만9000원 올랐다. 신제품은 다음달 11일 국내에 출시되고, 앞서 1~7일 사전판매를 진행한다.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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