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위해 희생한 영웅 73년만에 귀환···尹 "국가가 영원히 기억"
시그너스 수송기 투입 유해 봉환
尹대통령, 서울공항서 직접 맞아
국방부 "국가무한책임" 최고예우
신원확인 최임락 일병 조카 참석
미국 하와이에서 임시 안치 중이던 6·25 전쟁 국군 전사자 유해 7위가 73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왔다. 그동안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을 최고로 예우하겠다”고 강조해온 윤석열 대통령은 유해 도착 시간에 맞춰 서울공항으로 나가 정권 출범 후 첫 유해 봉환식을 주관한다. 이번에 봉환되는 유해 중 1구의 신원은 고(故) 최임락 일병으로 확인됐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26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고국으로 돌아온 국군 전사자 유해 7위를 직접 맞이했다. 국군 전사자 유해는 공군의 최신 다목적 공중 급유 수송기 시그너스(KC-330)가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서울공항으로 운구했다. 윤 대통령을 비롯한 참가자들은 유해가 고국 땅에 첫발을 내디딜 때 예포 21발과 함께 거수경례로 예를 표했다. 최 일병의 동생 최용 씨는 “임락이 형님 가슴이 벅찹니다. 긴 세월이 지났지만 지금이라도 돌아오셔서 고맙습니다”라는 내용의 편지를 낭독했다. 이후 윤 대통령은 최 일병에게 참전 기장을 수여했다. 참석자들은 유해가 서울공항을 떠날 때도 거수경례로 예를 갖췄다.
윤 대통령이 봉환식에 참석한 것은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이 존중받는 보훈 문화가 확산돼야 한다”는 윤 대통령의 소신이 반영된 결과다. 윤 대통열은 대선 후보 시절이던 2021년 12월에도 경북 칠곡 다부동 전적지를 찾아 “국가를 위해 희생한 영웅을 끝까지 책임지는 일류 보훈 국가를 만들겠다”고 약속한 후 국가유공자와 상이군경 등 ‘제복 입은 사람’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보여왔다. 윤 대통령은 올 3월 국가보훈부 승격을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법 공포식에서도 “한 국가의 품격은 누구를 기억하느냐에 달렸다”며 국가유공자는 물론 군인·경찰·소방관 등 공동체를 위해 희생하는 ‘제복 입은 사람’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미국 국빈방문 당시 상하원 합동연설에서도 6·25 전쟁에 참전한 의원들의 이름을 일일히 호명하며 “한국은 참전 영웅들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말해 환호 받았다. 윤 대통령은 호국보훈의 달을 기념해 2년 연속 보훈 가족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해 “영웅들과 그 가족이 존중·예우 받는 보훈 문화가 확산돼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국가보훈부에서 남색 조끼 단체복 대신 새로 제작한 흰색 조끼 단체복을 참석한 참전용사들에게 직접 입혀드리기도 했다.
정부는 25일(현지 시간) 하와이 호놀룰루 히캄 공군기지에서 열린 유해 인수식부터 운구 및 봉환식까지의 전 과정에서 최고의 예우로 봉환되는 유해를 모셨다. 국방부는 “이번 인수식은 자유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호국 영웅의 헌신을 끝까지 기억하겠다는 ‘국가무한책임’ 의지를 구현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인수식에는 신범철 국방부 차관을 비롯해 전사자 유해 인수단 50여 명이 참석했다. 신원이 확인된 최 일병의 조카인 최호종 해군 상사도 인수식에 참석했다. 인수식을 마친 유해는 시그너스의 승객 좌석에 안치됐다. 국방부에 따르면 수송기가 하와이에서 이륙하는 순간 국방부와 각급 부대에서는 묵념으로 일곱 분의 국군 전사자를 기렸다. 유해는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한 직후부터는 공군 F-35A 전투기 4대의 호위를 받는다. 시그너스는 최 일병의 고향인 울산 지역 상공을 거쳐 서울공항에 착륙했다.
이번에 봉환된 유해는 북한 지역에서 발굴된 유해의 신원을 확인하는 ‘6·25전쟁 전사자 확인 프로젝트(KWIP)’를 통해 수습됐다. 신원이 확인된 최 일병의 경우 1931년생으로 1950년 12월 12일 장진호 전투에서 19세의 나이로 전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일병의 형인 고 최상락 하사 역시 같은 해 8월 ‘영덕-포항 전투’에서 21세의 나이로 전사했다.
정부는 이번에 고국으로 돌아온 7위의 유해 중 6위는 정밀 감식과 유전자 검사 등을 통해 신원을 확인할 방침이다. 최 일병의 유해는 국립현충원에 안치된다. 미국에서 우리나라로 국군 전사자 유해가 봉환된 것은 이번이 일곱 번째다. 2012년 첫 봉환 이후 이때까지 총 313구의 유해가 돌아왔으며 이 중 19분은 신원이 확인됐다.
주재현 기자 joojh@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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