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년만에 돌아온 최일병, 형은 포항-동생은 장진호 전투서 산화

박종진 기자 2023. 7. 26.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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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성남=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국군 전사자 유해 봉환 행사에서 국군 전사자에 묵념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3.07.26. *재판매 및 DB 금지

73년 만에 고국으로 귀환한 6.25 전쟁 전사자 고 최임락 일병은 형제가 모두 나라를 위해 싸우다가 전사한 '호국의 형제'로 확인됐다.

26일 밤 경기 성남 서울공항으로 봉환된 고 최임락 일병은 1931년 울산에서 태어나 1950년 8월 만 19세의 나이로 육군에 자원입대했다. 이후 카투사로 미 7사단에 배치돼 인천상륙작전에 참전했으며 1950년 10월 함경남도 이원항에 상륙 후 이어진 장진호 전투에서 장렬히 전사(1950.12.12.)했다.

고 최임락 일병의 형인 고 최상락 하사 또한 1949년 2월 육군에 입대했으며 국군 3사단 23연대에 배속돼 6·25전쟁에 참전 중 영덕-포항전투(1950.8.1.~9.14.)에서 북한군 5사단에 맞서 싸우다가 산화(1950.8.14.)했다. 고 최임락 일병의 유해는 해군 상사로 복무 중인 조카 최종호 상사가 하와이에서 직접 인수해 함께 귀환했다. '호국의 형제'인 고 최상락 하사와 최임락 일병은 유가족과 안장 절차에 대한 협의를 거쳐 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이날 유해봉환 행사는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주관했다. 이날 봉환된 7위의 유해는 6·25전쟁 당시, 그리고 이후 미군이 수습해 하와이에 보관 중인 유해와 북한이 1990년~1994년 함경남도 장진, 평안남도 금화 등에서 발굴해 미국으로 송환한 유해(1995년 208상자, 2018년 55상자), 1996년~2005년 미군과 북한군이 공동 발굴해 미국으로 송환한 유해 중 한미 공동감식을 통해 국군전사자로 판단된 유해다. 신원이 확인된 고 최임락 일병 이외에 나머지 6위의 유해는 앞으로 기록 분석과 정밀감식, DNA(유전자 정보) 검사 등을 통해 신원을 확인해 나갈 예정이다.

행사는 최고의 예우를 갖춰 진행됐다. 국군전사자 유해는 신범철 국방부 차관이 이날 오전 6시(현지 시각 25일 11시) 미국 하와이 히캄 공군기지에서 미국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국(DPAA)으로부터 인수해 우리 공군 특별수송기(KC-330)로 송환했다. 특별수송기는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 진입 시부터 공군 F-35A 편대의 호위를 받으며 고 최임락 일병의 고향인 울산지역 상공을 거쳐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성남=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국군 전사자 유해 봉환식을 마친 뒤 국군 전사자 운구차량에 거수경례하고 있다. 2023.07.26.

윤 대통령은 참석자들과 특별수송기 앞에 도열해 유해가 조국의 땅에 첫발을 내디딜 때 예포 21발과 함께 유해에 거수경례를 하고 군 예식에 따라 최고의 예우로 전사자들을 맞이했다. 고 최임락 일병 유해는 유가족(조카)인 최호종 해군 상사가 직접 안고 비행기에서 내렸다.

이후 윤 대통령은 고 최임락 일병 유족과 같이 앞으로 나가 유해를 맞았고 고 최임락 일병의 막냇동생 최용씨(79세)는 형님의 소관 앞에서 편지를 낭독했다. 최씨는 편지에서 "모질게 고생만 하시다 나라를 구한다고 군대에 들어가셨죠. 목숨 바쳐 주신 우리나라가 이제는 등 따시고 배부르게 잘 사는 자유 대한민국이 되었네요"라며 "지금 형님은 해군에 보낸 제 아들의 품 안에 계시는데 편안하신가요? 형님! 이제 나라 걱정은 마시고 우리 땅에서 편히 쉬시이소"라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고 최임락 일병에게 직접 참전기장을 수여했고 운구 차량이 서울공항을 출발해 국립서울현충원으로 떠나는 순간까지 거수경례를 하며 영웅에 대한 예를 갖추었다.

[성남=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국군 전사자 유해 봉환식에서 유해 봉송 행렬을 따라 나서고 있다. 2023.07.26.

윤 대통령은 유해봉환 행사에 앞서 고 최임락 일병 유가족을 만나 위로했다. 윤 대통령은 미국 DPAA에서 인수한 유해가 서울공항에 도착 즉시 전사자분들을 최고의 군 예식으로 맞이하도록 행사를 준비했다고 유가족에게 설명했다. 그리고 73년이란 세월이 지났지만 조국의 품으로 다시 모시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봉환식에 우리 측에서는 이종섭 국방부장관, 김승겸 합참의장, 박정환 육군참모총장, 이종호 해군참모총장, 정상화 공군참모총장, 김계환 해병대사령관 등이 미국 측에서는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대사, 폴 라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 등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서는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임종득 국가안보실 2차장, 임기훈 국방비서관 등이 참석했다.

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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