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요’ 입에 달고 살던 수근이, 힘들지만 살아보겠습니다”
경북 예천 수해 실종자 수색 도중 급류에 휩쓸려 숨진 고(故) 채수근 상병의 어머니가 “수근이 몫까지 우리 부부가 최선을 다하겠다”며 아들의 마지막 길을 함께 해준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채 상병의 어머니는 25일 해병대가족모임 카페에 ‘감사 인사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아들이 해병대를 선택한 이유부터, 아들이 얼마나 다정하고 소중한 존재였는지를 차근차근 써 내려갔다.
그는 “(아들이) 어느 날 갑자기 해병대 지원을 했다고 통보식으로 말해서 놀라고 믿어지지 않았다”며 “쉬운 길이 있는데 왜 힘든 길을 택해서 가냐 말려도 보고 취소하라고 여러 번 말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래도 남자라면 해병대를 다녀와야 하지 않겠냐고 하길래 저희도 아들 뜻을 존중해 줬다”며 “수료식이 마지막이 될 줄 몰랐다. 지금도 가슴이 아려 오고 그때 많이 좀 보고 많은 대화를 할 것을. 모든 것이 아쉬울 뿐”이라고 했다.
또 “아들은 항상 전화 통화 말미에 ‘사랑해요’라는 말을 달고 살았다. 모든 게 받아들이기 힘들고 (아들이) 현관문을 열고 활짝 웃으면서 들어올 것만 같아 더 미칠 지경”이라며 “보고 싶어도 볼 수 없고 부르고 싶어도 부를 아들이 없다는 현실에 목이 멘다”고 말했다.
채 상병의 어머니는 그러면서도 아들의 죽음에 위로를 보내준 많은 이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그는 “먼 길 마다하지 않으시고 전국에서 조문 오시고 함께 마음과 힘을 보태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며 “격려와 위로가 있어서 힘을 낼 수 있었다. 덕분에 무사히 장례도 마쳤다”고 했다. 이어 말미에는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며 어떻게든 살아보겠다”며 “수근이 몫까지 우리 부부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채 상병의 부모는 영결식이 열린 지난 22일에도 자필 편지를 써 국민적 위로에 대한 고마움과 재발 방지에 대한 당부를 전한 바 있다. 이들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수근이가 사랑했던 해병대에서 다시는 이런 비통한 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반 규정과 수칙 등 근본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 주시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해병대 가족의 일원으로서 국민과 함께 해병대를 응원하고 해병대가 더욱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항상 지켜보겠다”며 “정말 원하는 것은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수근이가 이 자리에 같이 있다면 여한이 없겠다는 심정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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