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뿌린다"…성매수자 때리고 돈 뺏어 유흥비로 쓴 일당

/사진=뉴시스

10대 여성과 '조건 만남'을 미끼로 남성을 유인해 조직적으로 범행을 일삼은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26일 뉴스1에 따르면 경남 진해경찰서는 특수강도와 강도 상해 혐의로 A씨(20대) 등 3명을 구속하고 B양(10대)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A씨 등은 지난해 10월13~21일 10대 미성년 여성과의 성매매를 미끼로 성매수 남성 4명을 상대로 116만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고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창원에서 활동하면서 10대 B양을 내세워 채팅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성매수자를 유인했다.

또 B양과 성매수 남성의 성관계가 끝나면 옆 방에서 대기하던 일당 4~5명을 방으로 투입해 남성을 집단으로 폭행한 뒤 그의 신상을 확인할 수 있는 영상을 촬영했다.

폭행 직후 성매수 남성들에게 미성년자와 성관계한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현금을 갈취한 뒤 휴대전화에 저장된 연락처도 따로 챙겼다. 이후 수시로 미성년자 성매수 사실을 주변에 알리거나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갈취했다.

경찰은 지난해 말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 일대에서 조건 만남을 미끼로 한 강도 사건이 발생했다는 범죄 첩보를 입수한 뒤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성매매 처벌 등으로 신고를 망설이는 피해자들을 설득해 최근까지 순차적으로 일당을 붙잡았다.

일당은 동네 친구와 지역 선·후배 사이로 생활비와 유흥비 마련을 위해 유인, 성관계, 촬영, 폭행, 금품 갈취 등 상세한 역할을 나눠 범행을 공모했다.

경찰 조사 결과 B양이 일당으로부터 성매매를 강요받지 않고 함께 범행을 공모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들은 과거 절도 등의 전과 이력도 다수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 중 20대 A씨와 10대 2명을 지난 25일 구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의 경우 성관계를 위해 금품을 지불한 것이 아닌 갈취 당했기 때문에 피해자에 대한 성매매특별법 적용은 되지 않는다"며 "추가 범행 등 조사를 통해 여죄를 확인한 뒤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김미루 기자 miro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