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 골프' 홍준표 당원권 정지 10개월…총선까지 손발 묶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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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 골프'로 논란을 빚은 홍준표 대구시장이 26일 당원권 정지 10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
국민적으로 수해가 피해가 큰 상황에 골프를 친 것뿐 아니라 그 후에 보인 '문제가 없다'는 식의 적반하장 태도가 스스로 발목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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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급 공직자가 민심에 맞서는 태도…민심 떠나가게 해"
홍 "갑론을박 않았으면…나는 아직 3년이라는 긴 시간이 있다"
총선까지 당내 영향력 축소, 대권가도 차질 불가피
'수해 골프'로 논란을 빚은 홍준표 대구시장이 26일 당원권 정지 10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 국민적으로 수해가 피해가 큰 상황에 골프를 친 것뿐 아니라 그 후에 보인 '문제가 없다'는 식의 적반하장 태도가 스스로 발목을 잡았다. 징계기간은 총선 후인 내년 5월까지인데, 향후 대권을 꿈꾸는 홍 시장의 정치행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홍 시장에게 만장일치로 당원권 정지 10개월의 징계를 의결했다. 징계사유는 △2023년 7월15일 수해 중 골프 행위 관련 당 윤리규칙 위반과 △7월17일~18일 언론 인터뷰 및 페이스북 글 게시 관련 당 윤리규칙(품위유지) 위반을 적시했다.
황정근 윤리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홍 시장은 당 대표와 대통령 후보를 지내는 등 주요 정치 지도자로서 더 엄격한 윤리 기준을 지켜야 한다"며 "국민과 함께하고 공감해야 할 지도자급 선출직 공직자가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언행을 하고 급기야 민심에 맞서는 태도를 보이는 건 당 이미지를 훼손하고 민심을 떠나게 하는 해당행위"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홍 시장은 수해가 발생한 지난 15일 대구의 한 골프장을 찾아 1시간 가량 골프를 치다 폭우로 중단했다. 이후 논란이 일자 기자들에게 "주말에 공무원들이 자유롭게 개인활동을 하는 것"이라며 설전을 벌였고, 페이스북에 "주말에 테니스 치면 되고 골프 치면 안 된다는 그런 규정이 어디 있나", "전국을 책임진 대통령도 아니고 나는 대구시만 책임지는 대구시장"이라는 글을 올리며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이후 당내 징계 움직임이 일자 기자회견을 열고 고개를 숙였지만, 징계가 개시된 이후 페이스북에 '과하지욕(袴下之辱‧가랑이 밑을 지나는 치욕)'이라는 글을 올렸다 삭제해 논란이 증폭됐다. '과하지욕'은 초한지에서 한신이 한나라 명장이 되기 전 동네 건달의 가랑이 밑을 지나가는 치욕을 견뎌낸 데서 유래한 말인데, 당 내부에서는 "윤리위와 지도부를 동네 건달로 비유한 것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홍 시장은 이날 윤리위 결정 직후 페이스북에 "더이상 이 문제로 갑론을박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짧은 글을 올렸다가, 뒤이어 해당 글에 "더이상 갈등이 증폭되고 재생산되는 것은 원치 않는다. 나는 아직 3년이라는 긴 시간이 있다"는 대목을 추가 수정했다. 선출직 대구시장으로서의 임기가 3년이나 남았다는 의미다.
물론 당원권 정지 10개월의 징계가 시정 활동의 제약을 줄 순 없지만, 차기 대권을 노리고 있는 홍 시장에게는 정치적 타격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향후 공직선거 출마 시 징계 이력이 불이익으로 작용할 수 있고, 당장 내년 총선에서의 당내 영향력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당원권 정지는 내년 총선(4월 10일)이 지난 5월에 종료된다. 정치적 의미가 다분한 징계기간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그간 홍 시장은 공공연하게 'TK물갈이론'을 언급하는 등 총선에 영향력을 미칠만한 발언을 해왔지만, 내년 5월까지 당원으로서의 활동이 제약되면서 입지는 축소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홍 시장에게 이번 논란이 가장 뼈아픈 점은 본인을 '대구시만 책임지는 대구시장'이라고 위치를 한정지은 것"이라며 "앞으로 대권을 포기하겠다는 선언 아니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당원권 정지로 이번 총선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틈이 좁아져버릴 텐데, 본인 사람들을 지키지 못하면 대권주자로서의 위상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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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오수정 기자 crysta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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