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 고 최임락 일병, 직접 마중한 윤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6·25전쟁 국군 전사자 7인의 유해봉환 행사를 주관했다.
국군 전사자 유해를 실은 우리 공군 특별수송기(KC-330)는 이날 오후 8시15분쯤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특별수송기는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 진입 시부터 공군 F-35A 편대의 호위를 받았다.
7인의 유해 중 유일하게 신원이 확인된 고 최임락 일병은 고향인 울산 지역 상공을 거쳐 73년 만에 고국 땅에 도착했다. 최 일병은 1950년 12월12일 장진호 전투에서 전사했다. 윤 대통령은 최 일병 유족들과 특별수송기 앞에 도열한 채 유해를 맞이했다. 예포 21발과 함께 윤 대통령은 거수경례로 예를 갖췄다.
최 일병의 막내동생 최용씨(79)는 편지를 낭독했다. 최씨는 “임락이 형님! 가슴이 벅찹니다. 긴 세월이 지났지만, 지금이라도 돌아오셔서 고맙습니다”라며 “지금 형님은 해군에 보낸 제 아들의 품 안에 계시는데, 편안하신가요? 이제 나라 걱정은 마시고 우리 땅에서 편히 쉬시이소”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최 일병에게 직접 참전기장을 수여했다. 윤 대통령은 운구 차량이 성남공항을 출발해 유해가 안치될 국립서울현충원으로 떠나는 순간까지 거수경례를 했다.
이날 봉환된 7위의 유해는 6·25전쟁 당시 미군이 수습해 하와이에 보관 중인 유해 3위, 북한이 1990년~1994년 함경남도 장진, 평안남도 금화 등에서 발굴해 미국으로 송환한 유해 3위, 1996년~2005년 미군과 북한군이 공동 발굴해 미국으로 송환한 유해 중 한미 공동감식을 통해 국군전사자로 판단된 유해1위다. 신범철 국방부 차관이 미국 하와이 히캄 공군기지에서 25일(현지시간) 미국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국으로부터 인수해왔다. 최 일병의 유해는 조카인 최호종 해군 상사(49)가 하와이에서 직접 인수했다.
대통령실은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나머지 6위의 유해는 앞으로 기록 분석과 정밀감식, DNA 검사 등을 통해 신원을 확인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유해봉환 행사에 앞서 최 일병 유가족을 만나 위로했다. 윤 대통령은 유가족에게 “서울공항에 도착 즉시 전사자분들을 최고의 군 예식으로 맞이하도록 행사를 준비했다”며 “73년이란 세월이 지났지만,고 최임락 일병을 조국의 품으로 다시 모시게 되어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봉환식에 정부 측에서는 이종섭 국방장관, 김승겸 합참의장, 박정환 육군참모총장, 이종호 해군참모총장, 정상화 공군참모총장, 김계환 해병대사령관 등이 참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 폴 라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 등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서는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임종득 국가안보실 2차장, 임기훈 국방비서관 등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한 분을 존중하고 기억하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로 계획됐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월2일 국가보훈부 승격 및 재외동포청 신설 서명식에서 “조국을 위해 헌신하신 분들을 제대로 기억하지 않는 국가는 미래가 없다”며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한 분들을 존중하고 기억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6월 현충일 추념사를 통해서도 “국가의 부름을 받고 자유와 평화를 위해 헌신하신 영웅들의 헌신과 희생을 기억하고 예우하는 것은 우리 모두가 이 나라의 주인이고, 주권자라는 것을 확인시켜 주는 행위”라고 강조한 바 있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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