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제 아들을 살려줬어요”...이 나라 외교관 가족에 무슨 일이

지홍구 기자(gigu@mk.co.kr) 2023. 7. 26.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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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카자흐 대사관 근무 가족, 귀환 전
아들 출산·시술 한 부천세종병원 찾아
“마치 고향 온 것 같아” 감사 뜻 전해
희귀 심장병 아들, 생후 7일 만에 시술
건강 완전히 되찾아 일상생활 무리 없어
본국 귀환을 앞두고 부천세종병원을 찾은 카자흐스탄 국적 사가티코프 올하스 씨(왼쪽 첫번째)와 그의 아들 아미르 군(가운데), 아내 나지야시 씨(오른쪽 두번째)가 주치의 김정윤 과장(왼쪽 두번째), 바실리나 코디네이터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 부천세종병원]
주한 카자흐스탄 대사관에서 참사관으로 근무하는 사가티코프 올하스 씨 부부와 이들의 3살 난 아들이 이달 말 본국 귀환을 앞두고 최근 경기도 부천에 있는 부천세종병원을 찾았다.

이 병원은 2020년 6월 10일 올하스 부부 아들인 아미르 군이 태어나고, 시술을 받은 곳이다. 아미르 군은 태어날 때 선천성 심장병 진단을 받았다. 폐동맥 판막을 통한 혈류의 흐름이 보이지 않는 ‘폐동맥 판막 폐쇄 동반 완전심실중격’이다. 우심실 형성 부전, 우심방과 우심실 사이에 있는 삼천판막 역류도 관찰됐다. 태아 10만명 중 4~8명에서 발견되는 희귀 심장병이다.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미르 군은 생후 7일 만에 폐동맥 판막 풍선 확장술을 받고 6개월 마다 심장초음파를 이용해 정기검진을 받았다. 태어나자마자 힘든 시술을 받았지만 아미르 군의 회복력은 놀라웠다. 한국 유치원 생활을 무리 없이 소화하고, 한국어 실력도 부쩍 늘었다.

이날 의료진이 마지막으로 아미르 군의 몸 상태를 살펴본 결과 특이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

아미르 군 어머니 나지야시 씨는 “배 속 아이의 심장에 문제가 있다는 소리를 듣고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면서 “병원에서 모든 문제를 바로잡아줘서 꿈만 같다”고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그는 “아이를 낳고 또 아이의 병을 치료한 병원에 다시 오니 마치 고향에 온 것 같은 안정감이 든다”면서 “한국과 병원은 제2의 고향”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태어난 아미르 군은 오는 31일 한국을 떠난다. 주한 카자흐스탄 대사관에 근무하는 아버지의 부임 기간이 끝나서다. 아미르 군은 한국을 떠나도 1~2년 마다 부천세종병원에서 정기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아미르 군 주치의인 김정윤 부천세종병원 소아청소년과장은 “아미르 군은 우리병원 첫 외국인 출생이자 심장치료를 한 아이여서 더욱 애정이 간다”면서 “대한민국과 우리 병원에서 소중한 인연을 맺은 아미르 군의 건강한 삶을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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