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합이 관행"‥인근 아파트도 검은 물
[뉴스데스크]
◀ 앵커 ▶
문제의 상수도관은 한 개의 업체가 일괄적으로 공급한 것이었습니다.
이 업체는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공사만 노려서 수도관 공급 낙찰을 받았는데요.
다른 업체와 담합하는 '들러리' 입찰을 하거나 한 사람이 여러 회사를 만들어서 입찰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에게는 정부 발주 사업이 눈먼 돈이었는데 감리를 책임진 LH는 전혀 몰랐다는 반응입니다.
이어서 박진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2020년 공정거래위원회 전원회의 의결서입니다.
시흥 은계지구를 포함해 공공 발주한 상수도관 계약 230건에서 업체 간 담합이 있었다는 내용입니다.
4개 업체가 참여한 은계지구 사업에서 최종 K사가 낙찰받은 가격은 14억 8천만원.
다른 경쟁 회사들을 1-2백만원, 0.1% 포인트 차이로 따돌리며 사업을 따냈습니다.
30년 경력의 관련 업계 관계자는 이런 사업의 담합은 오랜 관행이라고 말합니다.
[배관업체 임원 (음성변조)] "내가 따면 얼마 줄게 이렇게 서로 간에 암묵적인 게 들어오는 거죠. 영업하는 사람들은 100% (낙찰)되는 거고.."
입찰 정보를 먼저 빼낸 업체가 낙찰받는 대신 '들러리' 입찰 회사엔 물량을 나눠 주거나 수수료를 주는, 일명 '선점영업' 방식입니다.
K사의 대표 김모씨는 이름만 다른 회사 두개를 더 차려놓고 '들러리'로 입찰에 참여한 사실도 추가로 확인됐습니다.
이 같은 담합은 입찰 정보를 미리 알아내는 게 핵심인데, K사 임원진은 LH 공사의 발주 물량을 '빠삭하게'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배관업체 임원 (음성변조)] "LH에서 웬만한 사람들은 모르는 사람 하나도 없어요. 접대로 술 한 잔 먹고, 그 다음에 실제적으로 공사 금액부터 알아야 되니까.."
공공사업의 계약은 형식적으로는 조달청을 통해 이뤄지지만, LH가 먼저 업체 서 너 개를 골라 입찰에 참여시키는 방식이다 보니, 발주처의 눈에 드는 게 사업의 관건입니다.
공정위도 '이들 업체가 자신이 입찰 참가업체에 포함될 수 있도록 발주처에 이른바 '영업활동'을 하게된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K사는 이런 방식으로 은계지구에서만 25억 원이 넘는 상수도관 계약을 따냈습니다.
하지만 당시 업무를 담당했던 LH 관계자는 전혀 모르는 업체들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당시 LH 발주 담당자 (음성변조)] "그 분들을 저희는 모르죠. 저희가 대표를 알고 계약하지 않으니까, 저는 만난 적도 없는 분들이고.."
해명을 듣기 위해 K업체의 사무실 주소지 두 곳을 찾아가 봤지만, 사무실이 사라졌거나 공장문이 잠긴 상태였습니다.
은계지구 시공사인 계룡건설측도 해당 업체와는 몇 달 전부터 연락이 두절된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문제는 이 업체가 상수도관을 납품한 곳에서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겁니다.
시흥 은계지구에서 자동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부천 옥길 지구도 비슷한 시기 입주했는데 몇 달 전부터 수도에서 검은 물이 나오고 있습니다.
역시 LH가 발주했고, K사가 수도관을 공급했습니다.
[옥길지구 주민 (음성변조)] "그런 이물질들이 다 우리 식수로 또 생활수로 사용을 한다고 생각하면 더 지금 걱정이 되죠."
이들 업체가 공공발주 사업에서 상수도관 공급을 낙찰받아 납품한 곳은 전국에 120곳이나 됩니다.
MBC뉴스 박진준입니다.
영상취재: 나준영, 나경운, 남현택 / 영상편집: 오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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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나준영, 나경운, 남현택 / 영상편집: 오유림
박진준 기자(jinjunp@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07910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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