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백혈병 치료 못 해?" 입원 안 돼 하루 걸러 통원

안세희 기자 2023. 7. 26.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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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병원 노조 파업이 14일째로 장기화 국면을 맞은 가운데 양산부산대 어린이병원 환자들의 진료 정상화 호소가 잇따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양산부산대 어린이병원장을 맡았던 박수은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이날 오전 노조원이 파업대회를 하는 양산부산대병원 외래진료동 1층 로비를 찾아 1인 시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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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병원 파업 장기화 국면
어린이병원 병상 20%만 남아
타병원 항암 약제 부작용 겪고
전원 탓 치료 밀려 재발 걱정도
부모들 진료 정상화 잇단 호소
고대의료원, 2주 만에 파업종료

부산대병원 노조 파업이 14일째로 장기화 국면을 맞은 가운데 양산부산대 어린이병원 환자들의 진료 정상화 호소가 잇따르고 있다. 동남권에서 소아암 등 특수 전문 진료가 가능한 사실상 유일한 병원이 멈추자 환자들의 안전도 위협받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4월 갑작스럽게 급성림프모구백혈병 진단을 받고 양산부산대 어린이병원에서 치료 중인 우진(가명·13) 군의 어머니 지모(40대) 씨는 26일 국제신문과 통화에서 “파업이 시작된 이후 다시는 병원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꿈을 꾼다”고 말했다. 양산부산대 어린이병원에서 1년 가량의 집중치료를 시작했던 우진 군은 지난 13일 병원 파업으로 도중에 퇴원했다. 부산 내 다른 병원으로 옮겨 항암치료를 이어갔지만, 필요한 약제가 없는 데다 새로운 약제 부작용까지 겹쳐 다시 양산부산대로 돌아왔다. 입원이 어려워 일주일에 서너 번씩 병원을 방문하며 치료를 받는다.

양산부산대병원 어린이병원에서 백혈병 치료 중이었던 우진(가명·13) 군이 병원의 퇴원 조치 하루 전 같은 병동의 4세 환아와 함께 복도를 걷고 있다. 보호자 제공


지 씨는 “건강했던 아이가 백혈병 진단을 받은 것만으로도 날벼락이었는데, 치료조차 어려우니 하루하루가 너무 무섭다”며 “항암치료는 때맞춰 하지 않으면 모두 원점으로 돌아가고 재발 위험이 높아진다. 초등학교 6학년인 아이는 혼자 기사를 찾아보곤 ‘치료를 받을 수 있냐’고 묻는데 가슴이 미어진다”고 울먹였다.

그는 “백혈병 고위험군 환아에게 필요한 조혈모세포 이식이 가능한 곳도, 면역력이 떨어진 아이들에게 필요한 무균실이 갖춰진 곳도 동남권에서 양산부산대병원이 유일하다”며 “저도 일을 했던 사람이라 권리를 찾기 위한 투쟁을 충분히 이해한다. 다만 아이들의 생명과 직결된 병원인 만큼 한 번만 더 저희 입장을 헤아려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당부했다.

비슷한 처지에 놓인 정민(가명·11) 군의 어머니 김모(40대) 씨도 원만한 해결을 호소했다. 김 씨는 “아이의 1년 가까운 투병 생활 동안 간호사분들과 직원분들이 애쓰시는 것을 봤고, 이번 파업을 지지했고 찬성했다. 개선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면서도 “다른 병원으로 전원했는데 벌써 치료가 미뤄졌다. 병원이 정상 운영됐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인데, 부모로서 너무 속상하다. 아이들을 생각해 조속히 돌아와 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26일 현재 어린이병동에 남은 환자는 46명(전체 212개 병상)이다.

이런 가운데 양산부산대 어린이병원장을 맡았던 박수은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이날 오전 노조원이 파업대회를 하는 양산부산대병원 외래진료동 1층 로비를 찾아 1인 시위를 했다. 박 교수는 “부디 어린이 환자 옆으로 돌아와 주시길 부탁드립니다”는 글이 쓰인 팻말을 들었다. 어린이병원 1층 로비 곳곳에는 소아청소년과 교수들 이름으로 호소문도 붙었다. 교수들은 노사 모두를 향해 필수 진료를 지속할 수 있는 입원 병상 확보와 적극적인 협상을 거듭 요청했다.

한편 보건복지부 박미라 의료기관정책과장은 이날 오전 부산시·경남도와 함께 파업 이후 처음으로 비대면 화상회의를 열었다. 회의에서는 현황과 관련한 논의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시는 이와 함께 이날 오후 복지부 교육부 노동부 등에 중앙정부 차원의 협조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부산대병원과 함께 파업을 시작했던 고려대의료원은 이날 2주 만에 파업을 종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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