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약값 인상에…약국 원정 떠나는 시민들

최다인 기자 2023. 7. 26.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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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전모(59) 씨는 최근 가벼운 두통으로 동네 약국을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이처럼 일반 의약품 값이 줄줄이 오르자 정부는 지난 11일 업계에 "일반의약품 가격 인상이 국민 부담으로 이어지지 않게 해달라"며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했다.

이날 대전역 인근의 한 약국을 방문한 윤모(62) 씨는 "곧 여행을 가서 한달치 감기약 등을 구비해두려는데 역 근처가 저렴해 이곳에 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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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 타이레놀, 까스활명수 등 공급가격 줄줄이 인상
정부 가격 인상 자제 요청에 업계 "원료 수급 부족에 불가피"
시민들 값비싼 약값에 역 근처 '약국 원정' 떠나기도
대전 동구 대전역의 위치한 약국 옆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최다인 기자

직장인 전모(59) 씨는 최근 가벼운 두통으로 동네 약국을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지난해만 해도 2000원대에 판매되던 타이레놀이 3000원까지 올라서다. 전씨는 "조금 더 가면 있는 약국이 있어 알아봤는데, 2500원 가격에 살 수 있어 그곳에서 구매했다"며 "공공요금 및 외식비 인상에 약값까지 오르니 고물가 시대라는 게 체감이 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 일반의약품 가격이 잇따라 오르면서 시민들의 부담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이에 정부는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했지만 제조업계에선 원료의약품 수급 불안에 따른 원자재값이 급등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동화약품은 이달부터 국민 소화제로 불리는 '까스활명수' 가격을 공급가 기준 15% 올렸다.

앞서 지난 3월과 4월엔 대표적인 해열진통제 '타이레놀'과 '게보린' 공급가격이 각각 10%, 8% 안팎 올랐다.

이처럼 일반 의약품 값이 줄줄이 오르자 정부는 지난 11일 업계에 "일반의약품 가격 인상이 국민 부담으로 이어지지 않게 해달라"며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했다.

하지만 이미 고환율과 코로나19 이후 감기약 수요 증가, 중국발 공급망 문제 등에 따라 원료 수급이 불안정해지고 제조원가도 오르면서 당분간 가격 인상은 지속될 것이란 게 업계의 설명이다.

특히 국내 제약업계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 만큼 환율 변동에 원가구조가 크게 영향을 받는 구조란 것이다.

한국의약품유통협회 관계자는 "우리 나라는 중국, 인도에 수입 의존도가 가장 높은데, 원료의약품을 구매할 때도 달러를 사용하기에 환율 상승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또 코로나19 기간 의약품 수요가 올랐음에도 불구, 중국의 폐쇄 정책 등으로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원자재 값이 치솟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반의약품은 건강보험 심사평가원이 매달 고시하는 '약제급여목록표 및 급여상한금액표'를 통해 가격이 정해지는 전문 의약품과 달리 가격 책정이 자유롭기 때문에 약사가 직접 공급가 인상분을 반영할 수 있다. 인상된 의약품 공급 가격에 공공요금 등의 비용 등을 감안해서 의약품 가격을 책정, 소비자들의 경제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약국마다 판매가가 달라지면서 시민들은 비교적 저렴한 곳을 찾아 이른바 '약국 원정'을 떠나기도 한다.

이날 대전역 인근의 한 약국을 방문한 윤모(62) 씨는 "곧 여행을 가서 한달치 감기약 등을 구비해두려는데 역 근처가 저렴해 이곳에 왔다"고 설명했다.

이에 약사 A씨는 역 근처 약국들을 가리키며 "아무래도 역 근처 특성 상 유동인구와 경쟁업체가 많아 섣불리 가격을 올릴 수 없어 동네보단 가격 인상이 늦춰지는 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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