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이 뭐라든 긴축 종결에 베팅?…강하지만 속은 취약[오미주]

권성희 기자 2023. 7. 26. 20:0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정리합니다.


연준(연방준비제도)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도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지 않을 것이란 투자자들의 믿음이 공고해지면서 증시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S&P500지수는 올들어 25일(현지시간)까지 19% 올랐다. 이에 따라 이날 기준으로 S&P500지수의 향후 12개월 순이익 전망치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20배를 넘어섰다.

팩트셋에 따르면 이는 지난해 말 16.8배에 비해 크게 높아진 것이며 10년 평균인 17.7배도 웃도는 것이다.

보스턴 파트너스의 글로벌 시장 리서치 이사인 마이크 멀라니는 월스트리트 저널(WSJ)에 증시가 낙관적인 전망만을 반영하고 있어 "현재 주식에는 악재를 흡수할만한 여유가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시장이 기대를 벗어나는 작은 악재에도 흔들릴 수 있을 만큼 취약하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2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결정과 뒤이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은 증시의 향방에 상당히 중요하다.

FOMC 성명서는 26일 오후 2시(한국시간 27일 오전 3시)에 공개되고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은 오후 2시30분(한국시간 오전 3시30분)에 이어진다.

11번째 금리 인상
시카고 상품거래소(CME)에 따르면 금리 선물시장에는 이번 FOMC에서 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확률이 98.3%로 반영돼 있다.

연준은 지난해 3월부터 10번 연속 금리를 인상한 뒤 지난 6월에는 금리를 5~5.25%로 동결했다. 이번에 금리가 5.25~5.5%로 올라가면 2001년 1월 이후 22년만에 최고 금리가 된다.

지난 6월에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 물가지수(CPI)는 전월비 0.2% 미만으로 상승해 2년만에 최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인플레이션 하락에도 연준이 이번에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지난 5월 이후 고용을 비롯한 경제 활동 전반이 예상보다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 결과 이코노미스트들은 최근 올 2분기와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이달 한 연설에서 최근의 인플레이션 하락이 우연한 행운이 아니었다는 증거를 보고 싶다고 밝혔다. 경제가 예상 이상의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하락세가 확실한지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추가 인상 가능성 열어둘 듯
문제는 이달 이후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이다. 지난달 FOMC 때 공개된 경제전망요약(SEP)에 따르면 대부분의 연준 인사들은 올해 2번의 추가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이 예상이 맞다면 이번에 금리를 올리고 9월부터 연말 사이에 또 한 차례 금리가 인상돼야 한다.

반면 투자자들은 9월 FOMC에서는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을 80% 이상으로 예상하고 있다. 7월 이후 연말까지 금리를 한 번 더 올릴 가능성도 35%로 낮게 보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미 이번 금리 인상이 마지막일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긴축이 끝났다는 메시지를 명확히 전달하지 않은 채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둘 것으로 보인다.

씨티그룹의 이코노미스트인 앤드류 홀렌호스트는 투자노트에서 "파월 의장은 최근 완만해진 근원 인플레이션을 환영하겠지만 금리 인상 사이클을 확실하게 끝내기 전에 인플레이션이 계속 둔화되는지 몇 달 더 지켜보기를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다만 9월 FOMC에서는 7월까지 금리 인상의 효과를 지켜보기 위해 지난 6월처럼 금리 인상을 건너뛸 수 있다고 말할 수는 있다.

침체 없는 인플레 하락 없었는데…
투자자들은 파월 의장이 긴축 종결을 선언하지 않을 것으로 이미 예상하고 있는데다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막바지에 도달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고 믿기 때문에 파월 의장이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한다고 해도 별다른 충격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예상보다 긴축이 길어지고 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오래 유지되면 현재의 증시 밸류에이션은 금리와 비교해 더욱 높게 느껴질 것이고 경기 침체가 없을 것이란 믿음에도 금이 갈만한 경제지표 부진이 뒤따를 수 있다.

도이치뱅크는 1950년대 초 이후 최소한 부분적으로나마 연준의 긴축이 원인이 되어 상당한 수준의 디스인플레이션이 발생한 경우 매번 경기 침체가 동반됐다고 지적했다. 또 1940년대 말 이후 경기 침체 때마다 S&P500지수는 24% 급락했다고 밝혔다.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인플레이션이 큰 폭 하락한 경우 항상 경기 침체가 뒤따랐다는 분석이다.

CNBC에 따르면 글로벌데이터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인 스티븐 블리츠도 "경제가 침체에 빠지지 않는다면 연준은 더 큰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며 "경제가 침체를 피한다면 지금 이 순간의 디스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인 것으로 판명될 것이고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막바지라는 연준의 자심감도 허상으로 드러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씨티그룹의 홀렌호스트 역시 "우리가 보기에 미국 경제는 연착륙을 향해 가고 있지 않다"며 "근원 인플레이션은 여름에 둔화됐다가 가을에 다시 상승 리스크가 부각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노던 트러스트 자산관리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케이티 닉슨은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도 경제가 성장세를 지속하는데 대해 "모두가 높아진 연방기금 금리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 이 수준의 금리가 장기간 유지될 경우 경제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완전히 파악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